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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정 Jul 09. 2024

<취향이 공감이 되다>

- 부부갈등, 부부관계 웃음으로 풀어지다.

2024년 5월 4일 토요일, 도슨트 양성 수업이 시작되다.


2024년 5월 4일 토요일 아침 9시부터 11시까지 2시간씩 시작되었던 경북문화 활짝 피움의 전시해설사 도슨트 양성 과정 수업이 7월 20일 토요일에 끝난다나는 3기다현수막 광고를 보고남편이 몇 차례 권유해서 하게 되었다

당신이 하면 잘할 거야.”   

격려와 응원 속에 시작된 나의 도슨트 양성 수업, 지난 3개월 과정이 이제 2주 남았다.  


나는 그림을 좋아한다미술을 좋아하지만 미술이나 예술은 전공자들이나 부자들만 누리는 것으로 여겨서 그냥 소소하게 아주 가끔 시간이 나면 주변의 전시장을 찾곤 했었다     


지난 4년 전아픔과 시련이 재앙처럼 시작되었던 초창기에 우연히 일로 들렀던 보건소 2층에서 노란색으로 꽉 찬 큰 그림을 보았다그때 나는 마음이 허했고 많이 아팠었다그때 그 그림을 본 순간을그 노란색을 본 순간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내게는 너무나 강렬했었다.


어느 누구에게도 위로받지 못했던 나에게 그 노란색은 나를 포근히 감싸 안아 주었다뭐라고 말할 수 없는 따뜻함”, 그 순간 그 공간이 온통 노랗게 물드는 것 같았다. 시간이 잠시 그 공간에 멈추어 버린 것 같았다. 나는 그곳에 있는 의자에 잠시 앉았다오래 있고 싶었지만 업무 중이어서 일어났다그때 그 순간의 강렬함은 잊히질 않았다그때부터 이름 없는 작가의 그림이미술이 아픈 사람에게 큰 위로가 된다는 것을 알았다. (도슨트 양성 수업 기간, 어느 날 그날에 대해서 생각해 보니, 그 노란색은 내가 "어머니의 양수" 안에 있는 느낌처럼 편안하고 포근했었다, 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휴면기에 나를 알아가고 싶었다. 돌이켜보니 "나는 미술을 좋아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따뜻한 봄날 3월부터 신세계 백화점 문화센터의 작가가 들려주는 현대 미술사”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동시대의 화가들이 어떤 감정과 생각으로 그림을 그리는지 궁금했다. 그 3개월 동안 나는 경주 예술의 전당 회원이 되었고, 대구 오페라 하우스 회원이 되었다음악회연주회부산 아트 페어대구 아트 페어도 남편과 갔다 왔다. 나를 알고 싶어서 시작한 현대 미술사 수업 덕분에 한 회원으로부터 우연히 좋은 전시장을 소개받았고, 아무도 가지 않았던 그 전시장에 나는 갔었다그 일의 계기로 나는 미술에 대한 취향이 생기기 시작했고음악발레영화문학 등 예술적인 취향이 점차 확장되어갔다. 미술관과 음악회연주회를 함께 했던 남편과 같은 주제로 대화를 나누게 되면서 부부관계도 조금씩 회복이 되었다. 많이 웃게 되니다음 예정에 대해 기대가 생겼다그리고 삶이 안정되어 갔다. 미술은 나를 예술로 인도해 주었고, 미술과 예술은 나와 남편에게 윤활유가 되어주었다.  

     

유튜브” 

도슨트

앙리 마티스

윤기원의 인터뷰

AI가 내 말을 알아듣고 척척 영상이 준비된다아침에 일어나면 믹스커피를 들고 나는 내가 좋아하는 그림도 보고궁금한 작가와 작품 등 미술 공부를 한다화면이 크고 영상의 질이 좋은 텔레비전으로 시청하니 금상첨화다남편은 말없이 옆에 앉는다출근 준비를 하면서 듣기도 하고 슬쩍 보기도 한다예술적 세계를 위해서 고생도 마다하지 않고 성실하게 자신의 주관대로 발전해 나가는 작가들의 삶을 보면서 그들의 성실성과 철학에 숭고한 마음까지 든다그런 훌륭한 작가들의 삶과 태도를 보면서 남편은 깨달아지는 게 많은 것 같다휴대폰을 보면서도 슬쩍 보기도 하고 듣기도 하고 나중에는 자리를 잡고 몰입해서 본다그리고 어느새 자신의 의견이나 생각감상까지도 말하게 된다     

가끔 소소한 긴장이 감돌 때도 있지만 어느새 긴장은 작가와 작품에 대한 설렘으로 이어져 가고남편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고 있게 된다

잘 다녀오세요.”

잘 쉬어요.” 

나는 배웅을 하고 있고남편은 잘 쉬라고 사랑의 하트를 날려 보낸다행복한 미소로 하루를 시작하게 된다.


미술은 레몬이다. 비릿한 생선 냄새를 잡아주고, 누린 고기 냄새도 잡아주는 것처럼 나와 남편의 갈등을 잡아주었다.  익숙한 콜라에도 레몬 한 조각이면 고급스러운 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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