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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정 Jul 09. 2024

<나는 인생을 즐길 준비가 되었다>

- 인생은 쌉싸름한 에스프레소다. 

인생은 쌉싸름한 에스프레소다. 물을 넣으면 아메리카노가 되고, 우유를 넣으면 라테가 된다. 나는 내 인생에 무엇을 넣을까? 나는 취향을 넣고 싶다. 오늘은 물, 내일은 라테로, 그렇게 인생을 즐기고 싶다. 때로는 테이크아웃, 때로는 뷰가 멋진 카페에서 리듬에 몸을 맡기며, 커피 향을 느끼고 싶다. 


나는 앙리 마티스를 좋아한다. 특히 1906년의 "삶의 기쁨"을 좋아한다. 그 이유는 나에게 삶의 평안과 평화, 기쁨, 행복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저마다 살아 있는 빨강과 노랑, 초록 색채들의 밝음율동하는 사람들의 기쁨과 리듬사랑하는 남자와 여자드로잉화시킨 선들의 합체가 마티스가 평생 추구하고자 했던 색채, 선, 형태, 주제가 응축된 그림이라서 이 그림이 나에게는 더 중요하게 느껴진다. 


당신의 삶은 행복한 가요?”

행복해지려면 사람에게 무엇이 필요할까? (문득 톨스토이가 말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가 생각이 난다.) 


마티스는 촉망받는 변호사였다. 어느 날 맹장염으로 수술을 받게 되었다. 지금은 맹장염이면 가벼운 병이지만 마티스가 살았던 시절에는 큰 수술이었다.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어머니가 준 물감이 계기가 되어 그는 지친 사람들에게 기쁨과 행복을 주기 위해서 화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아버지의 반대를 설득하고 그는 파리에 가서 그림을 공부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아버지와의 약속대로 당시의 사람들이 좋아하는 고전적인 그림을 그렸다. 그러나 그는 재현하는 그림 대신에 자신의 감정을 넣은 그림을 그리려고 했었다. 1905년 그는 '모자를 쓴 여인'을 전시했었고, 짐승처럼 그렸다는 혹평으로 '야수파'라는 비난과 조소를 받았지만 자신만의 독창적인 예술의 세계를 만들어냈다. 그의 신념과 성실성태도로 만들어낸 세계 최초의 그만의 것독창적인 것을 이루어냈다. 


야수파컷아웃아트북-재즈서예 붓으로 그린 것처럼 단순한 드로잉방스 로사리오 성당 건축물과 십자가그만의 현대적인 단순하면서도 아름다운 빛의 향연인 파란색과 노란색의 스테인드글라스     


사람들에게 기쁨편안함휴식행복위로를 주기 위해서 예술의 세계를 개척한 마티스의 철학을 나는 존중한다.  마티스의 삶은 내가 닮고 싶은 삶이다. 두 차례의 큰 수술(십이지장암, 위하수증)도 이겨내고, 더 이상 그림을 그릴 수 없을 때 선택한 컷아웃(색종이 오리기) 기법으로 자신의 예술을 포기하지 않았다. 인생은 때로 에스프레소처럼 쓰지만 물을 섞으면 사람들이 평소 잘 마시는 아메리카노가 되기도 하고, 라테를 넣으면 부드러워지기도 한다. 시럽을 원하는 만큼 넣으면 달콤한 맛에 취해지기도 한다. 피곤도 잊게 하고 아픔도 잊게 하는 단맛까지 에스프레소는 다 담아낸다. 


지난 4년 전아픔과 시련이 재앙처럼 시작되었던 초창기에 우연히 일로 들렀던 보건소 2층에서 노란색으로 꽉 찬 큰 그림을 보았다그때 나는 마음이 허했고 많이 아팠었다그때 그 그림을 본 순간을그 노란색을 본 순간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내게는 너무나 강렬했었다.     

어느 누구에게도 위로받지 못했던 나에게 그 노란색은 나를 포근히 감싸 안아 주었다뭐라고 말할 수 없는 따뜻함”, 그 순간 그 공간이 온통 노랗게 물드는 것 같았다시간이 잠시 그 공간에 멈추어 버린 것 같았다나는 그곳에 있는 의자에 잠시 앉았다오래 있고 싶었지만 업무 중이어서 일어났다그때 그 순간의 강렬함은 잊히질 않았다그때부터 이름 없는 작가의 그림이미술이 아픈 사람에게 큰 위로가 된다는 것을 알았다. (도슨트 양성 수업 기간어느 날 그날에 대해서 생각해 보니, 그 노란색은 내가 "어머니의 양수안에 있는 느낌처럼 편안하고 포근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티스의 

붉은색은 – 그의 열정 붉은 방댄스

푸른색은 – 그의 안정 푸른 누드

노란색은 – 그의 따뜻함 방스 로사리오 성당의 노란 스테인드글라스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빛 하늘에서 주는 그의 따뜻한 위로처럼 느껴집니다.     

그의 삶은 따뜻합니다그의 신념과 성실성을 나는 배우고 싶습니다.


나는 마티스의 1905년 "모자를 쓴 여인"은 짝사랑 같고, 1906년 '삶의 기쁨'은 마티스에게 첫사랑인 것 같습니다첫사랑이 주는 설렘용기열정, 기쁨, 행복이 다 보입니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게 느껴집니다.  

마티스도 색채에서 위로와 기쁨, 행복을 느낀 것처럼 나도 색채에서 위로, 기쁨, 행복을 느낍니다   

  

그리고 '삶의 기쁨'은  삶에서 추구하는 나만의 평화가 느껴집니다내가 살고 싶은 삶의 방향성이 다 모여 있어서 이 작품을 보고 있으면 내 마음속에 행복이 차오릅니다그래서 나는 이 작품이 제일 좋습니다.    


나는 김효민 작곡 작시김순영이 부르는 가곡 "첫사랑"을 즐겨 듣습니다. 고운 선율과 그 가사가 첫사랑의 설렘과 수줍음을 잘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첫사랑 중에서 

“ 그대를 처음 본 순간이여 / 설레는 내 마음에 빛을 담았네 / 말 못 해 애타는 시간이여 / 나 홀로 저민다 // 그 눈길 마주친 순간이여 / 내 마음 알릴세라 눈빛 돌리네 / 그대와 함께한 시간이여 / 나 홀로 벅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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