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작시 <우리가 사랑일까>에 대하여 2

by 김현정

6월, 어느 날부터 쓴 나의 시들은, 초고를 쓴 이후에, 나 자신이 다시는 읽고 싶지 않은 시였기에, 쓰기만 했을 뿐, 넣어두었습니다. 처음부터 시를 써야겠다는 마음을 갖고 시작한 시가 아니라, 나의 혼란스러운 감정을 있는 그대로 노출한 시로, 감기처럼 아픈 마음을 시로 달랬습니다. 시를 쓰면서 나도 몰랐던 나의 감정을 알게 되었고, 나의 감정을 절제하려고 했습니다. 오로지 나 자신을 위한 명상, 마음 챙김에 가깝습니다.


소설은 소설을 쓰고 싶은 간절한 염원 하나로 시작하였고, 시작은 하였지만 마지막까지 잘 마무리하기까지 막막할 때도 있었고, 먹먹할 때도 많았습니다. 소설을 쓰는 과정에서 나라는 사람의 감정의 기승전결을 마주하게 되었고, 내 주변의 사람들의 감정까지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창작글을 쓰고 싶은 마음으로 소설을 쓰고자 하였지만 정작 창작글이 되지는 못했습니다. 아쉬운 점입니다. 다음 소설은 창작글을 쓰고 싶습니다. 소망하는 따뜻한 위로와 휴식이 있는 글, 밝고 희망이 있는 글, 유쾌한 위트가 있는 글, 조밀한 문장이 돋보이는 글, 그런 창작글을 쓰고 싶습니다.



소설을 마무리한 후에, 그리고 나의 감정과 마음의 기승전결을 다 본 후에, 확인한 후에, 나의 설 자리를 찾은 후에, 6월에 쓴 나의 연작시가 궁금해졌습니다. 연작시를 마주할 용기가 났습니다. 그때 나는 어떤 시를 지었을까? 내가 쓴 시가 궁금하여 읽게 되었고, 시 1부터 순서대로 읽게 되었기 때문에 이 정도라면 소설을 읽은 독자분들께 시를 노출하는 게 소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아주 긍정적인 마음으로 시를 발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소설을 쓴 작가의 현재 마음과 작가의 안정된 마음, 작가의 안정된 가정생활이 기반되어 있기 때문에 시를 발행하는 것이 두렵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시를 발행하면서 이 시를 쓴 작가의 입장에서 그때의 저를 마주하니, 그때의 저는 기승전결로 가는 첫 단계에 있었기 때문에, 내 감정도, 내 마음도 아주 확실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처음 맞닥뜨린 낯선 감정과 날것인 감정에 맞서서 자신을 잃지 않으려고 고군분투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 시 30을 발행할 차례입니다. 시 30을 읽고 나니, 그리고 앞서 발행한 시 28, 시 29 조차도 이제는 나 자신이 조금 두려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아직 시는 남았고, 그 시의 마지막에는 소설의 마지막처럼 나 자신을 찾은 모습과 성찰의 모습이 있을 것으로 봅니다.


시 29까지도 발행 전에 자꾸 망설여지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연작시를 멤버십 글로 발행하겠다고 마음먹은 저의 첫 마음과 공개한 글이 있기 때문에 용기를 냈습니다.


연작시를 읽는 독자님, 작가님들께서 작가의 마음을 부디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들은 아직 성인이 아니다, 그런 말도 있지요. 결혼을 하지 않으면 결혼생활의 굴곡, 파노라마, 결혼 생활과 연결된 많은 인연들과의 삶, 다 알 수가 없지요. 이해와 공감을 할 수는 있지만 내가 직접 겪은 느낌처럼 알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자식을 낳아 기르지 않은 사람도 100%는 다 알 수가 없지요. 그처럼 사랑의 감정과 사랑의 파장, 사랑의 진폭, 사랑의 층위의 단계, 이별과 상실감 그리고 그리움, 이해와 축복 등 이러한 사랑의 모든 과정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또 사랑을 다 안다고 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을 거예요.


저는 25살에 첫사랑을 하고, 1년 연애 후에, 결혼을 하였기 때문에 이별과 상실감, 그리움은 잘 모릅니다. 책을 통해,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음악을 통해, 미술을 통해 간접적으로 접했을 뿐입니다. 소설 등단 전에 어렸을 때부터 읽었던 수많은 소설과 성인 이후에 읽었던 많은 소설을 읽으면서 간접적으로 느끼고 알게 된 사랑의 감정들, 층위들, 단계들 또 습작 기간 동안 썼었던 연애소설들. 그때는 연애의 감정, 사랑의 감정을 다 안다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제 좀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조금은 알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런 감정들이 얼마나 달콤하고 또, 위험하고, 또 두렵고, 또 슬프고, 또 아픈지를, 또 견뎌내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이제는 그런 사랑의 감정들을 그려낼 수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습니다. 제게는 축복입니다. 감사한 2개월이었고(4월과 5월) 또, 감사한 6개월이었습니다.(5월~10월) - 나를 돌아본 수행자 같은 그런 결실의 기간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뾰족한 쓴뿌리가 없어지고 나의 진실한 사랑이 회복되어 가장 큰 결실입니다.)


그래서 조금 더 용기를 내고 싶습니다. 연작시를 도중에 발행을 포기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부디 오해를 하지 마시고, 작가의 감정 그래프를 인간적으로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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