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끝이 반복될수록, 나 자신을 조금씩 잃어갔다.

<은유의 잔향> Episode 1

by 은유의 잔향

부제: 나를 다시 살아 있는 사람으로 만드는 기록


처음엔 그 사람이 사라지는 게 슬펐고,
나중엔 나를 잃는 게 더 두려워졌다.


사랑의 끝은 언제나 예고 없이 찾아왔다.
끝이 반복될수록, 나는 조금씩 나를 잃어갔다.


상처가 쌓일수록 마음이 단단해지는 줄 알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보니,
단단해진 건 마음이 아니라 껍질이었다.


그 안에는 여전히 부서지고 흔들리는 내가 있었다.
무너질 때마다 다시 스스로를 세워야 했다.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버틴다는 건 이기는 게 아니라,
그저 하루를 견디며 나를 지키는 일이었다.


창문 밖에 비가 내리던 날,
유리창에 맺힌 물방울처럼
내 마음도 천천히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때의 나는 정말 괜찮았던 걸까,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상처를 숨기지 않기로 했다.
그 안에 아직 살아 있는 ‘나’를 만나야 하니까.
내가 잃어버린 마음의 형태를
다시 그려야 하니까.


누군가의 위로를 기다리는 대신,
내가 나를 일으켜 세우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 글은 그 여정의 시작이다.
잃어버린 마음을 하나씩 주워 담으며,
나를 다시 살아 있는 사람으로 만드는 기록이다.


가끔은 여전히 흔들린다.
그래도 괜찮다.
그게 내가 여전히 살아 있다는 증거니까.


끝은 늘 갑자기 오지만,
회복은 천천히 온다.


상처를 버티는 일보다,
나를 잃지 않는 일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나를 살아낸다.


오늘의 잔향 —

Celeste – Strange
(이 글을 쓸 때 들었던 음악.
무너진 자리에서, 여전히 나를 일으켜 세워준 노래.)


※ 이 글에 언급된 음악의 모든 권리는 해당 아티스트에게 있으며,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습니다.


ⓒ 이혜미, 『은유의 잔향』 중에서. 인용 시 출처 표기 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