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3.2024
말 또는 말하기에 대해 생각한다.
또한 말하고 싶은 욕구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말은 몸에서 숨으로 호흡과 함께 내뱉어진다.
동시에 흩어지기도, 듣는 이의 어딘가에 머무르기도 한다.
그래서 그런 걸까 말을 많이 한 날은 공허하다.
나보다 앞선 생각들을 뱉진 않았을까 날 채우던 것들이 태워지진 않았을까, 때로 듣는 이에게 다른 형태로 가서 앉았을까.
이렇게 집으로 돌아가며 사라진 ‘말’들을 생각하다 보면 어쩐지 외로워진다. 이는 부정도 긍정도 아닌 순수한 외로움이다. 군중 속 고독에서 오는 외로움과는 다른 원초적인 외로움. 그러면서도 남이 하는 말은 듣고 싶다. 어쩐지 내게 말은 또 사랑이다. 불안과 불확실성이 가득한, 가끔은 소설 같고 가짜 같은 이곳에서 누군가 말을 하고 누군가 그 말을 듣고 다시 말을 하고 다시 듣는 이 굴레가 잠시간 위안이 된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끝끝내 결국 사랑이 다 이기게 될 것이라는 흔하지만 결코 흔하지만은 않은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