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17.2024
우리나라 대한민국은 아프게 시작된 만들어진 혹은 남겨진 나라이다.
나의 세포에도 그 아픈 역사는 유전되어 어딘가에 각인되어 있을 것이고 기억 저편에도 그럴 것이다. 초등학교 첫 역사 시간에도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쳐 더 이상 학교에서 국사가 필수 과정이 아니게 되었을 때에도 치밀어 오르는 분노와 참을 수 없는 슬픔이 그것들을 증명해 주었다. 나는 정말로 아프게 시작된 나라에서 태어났음을. 그럼에도 계속해서 반복하는 선택을 보면서, 왜 아직 그곳에 머물러 있는가를 보면서 뜻을 함께할 수 있는 이들을 모으고 더 나은 세상을 꿈꿨다. 그러던 그들이 각자의 길을 가고, 10년 전 말도 안 되는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 나는 시스템의 문제임이 자명한데도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 과거의 포악한 지도자들을 흉내 내는 그들을 보면서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갔다. 원하는 것을 얻었지만 ‘시스템’은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죽지 않는다. 사라진 것처럼 보일 뿐 잠시만 방심하면 몸을 숨기고 있던 줄기가 삐져나와 금방 덩굴을 이룬다.
그 이후로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줄 알았다. 그러나 눈 깜빡할 사이에 또 많은 사람이 죽고 지금도 정신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죽어가고 있다.
뉴스에서는 확전에 관해 이야기하고 우리나라는 휴전 상태이다.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기억에는 생생한 기억들 그리고 나에게도 생생한 지난 일들…. 아무리 귀를 막고 눈을 가려도 절대 없던 일이 되지는 않는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가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시스템은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또 깨버릴 수 있다. 그것도 우리가 할 수 있다. 하지만 혼자서 할 수는 없다. 가린 눈을 치우고 나의 정신을 흔들어 깨워 두 발로 잘 딛고 서서 나아가자. 기억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