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Y.10.2024
억울하다.
제발 좀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입 밖으로 중얼거린다.
평범한 것.
평범한 것. 에 대해 생각한다.
평범한 것은 어떤 상태를 이야기하는 것일까.
일상적인 것.
무난한 것.
무던한 것
사소한 것.
수월한 것.
흔한 것.
그 평범함에 이르지 못함은 또한 어떤 상태인가.
특별한 것.
어려운 것.
까다로운 것.
대수로운 것.
힘든 것.
구별되는 것.
세계가 저 두 영역으로 나누어져 있다면 나는 나를 어디에 세울 수 있을까.
...... 조금 더 가깝다고 여기는 쪽은 까다롭고, 어렵고 힘든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나를 특별하고 구별된다고 여겨서 삶이 너무 대수로워지고 까다롭게 어려워지고 힘들어지는 것일까.
내가 나를 일상적이고 흔하게 여긴다면 사소해지고 무던해져서 무난하게 수월해지게 될까?
그렇지만, 이 괴로움을 어떻게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는가.
이 기쁨을 어떻게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풀리지 않는 일이 어렵지 않고, 반복되는 실수에서 벗어나기 위해 까다롭지 않을 수 있는가.
으음- 평범함.
괴로움을 사소하고 흔하게 여겨 작아진다. = 대수롭지 않아 진다.
기쁨을 무난하게 받아들인다. = 일상의 것이 된다.
풀리지 않는 일과 반복되는 실수에 무던하게 반응한다. = 수월하게 여겨진다.
으음 평범한 삶이다.
그러다가도 존재하는 모든 신을 탓한다.
쉽고 무난해 보인다고 생각하는 삶들을 떠올리면 여지없이 나는 구별되고 어쩌면 ‘평범함’으로부터 소외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럴수록 주변에 더 사소하고 흔하게 널브러져 있는 것들을 살펴본다.
그리고 나를 그만하게 보이도록 멀리서 더 멀리서 바라본다.
여기서 핵심은 멀. 리. 서.
나를 멀리 두고 봐야 한다.
자!
나는 어디에 있는가,
정말로 다른 것들과 특별하게 구별되는가
보이지 않고 인정하기 싫겠지만
그만한 기쁨
그만한 슬픔
그만한 분노
그만한 억울함 속에
살아간다.
그만함. 그것들이 고만고만하다고 느껴지지 않는다면
끝은 *마리아나 알레산드리의 말로 끝내야겠다.
그러면,
“인생에 다른 바다가 있기는 하고?”
*마리아나 알레산드리 : 텍사스대학교 철학과 교수, 그가 쓴 글에서 실존주의자 표현에 빗대어 쓴 문장을 인용. 어쩐지 필자에게는 저 말이 굉장한 위로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