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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ember.3.2025

by 한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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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힘들어서 써 내려가지 못한 시간이 있다.
꺼내어 한 번은 아니 여러 번 이야기해야 하는, 아직도 진행 중인 그날. 그 밤. 에서 나는 얼마나 걸어 나왔을까.

80년대 후반에 태어난 나는, 사회를 인지할 수 있고 나서 이렇게까지 나와 내 나라가 종잇장처럼 구겨져 버린 적이 처음이다.
그날로부터 일 년간 시계가 멈춰버린 듯하다. 그런데도 해가 바뀌고 다시 해가 바뀔 참이라니 믿어지지 않는다.

그렇게 그날로부터 무기력으로 무너져 버리고,
다시 일어날 힘을 아직도 찾게 만든 그 밤을
우리 중 누구 하나도 절대 잊어선 안 된다.


너무도 아파서 차마 그리지 못한 시간이 있다.

지금도 한 글자 한 글자, 열 손가락에 무거운 추를 달아 놓은 듯 무겁다.
아직도 심장이 물에 던져진 듯 숨이 차고,

다리에는 힘이 주욱 빠진다.

그럼에도, 그로부터 일 년 동안 계속되는 고통의 몸부림에, 다시 손에 빛을 달고 거리로 나가야 할까. 얼음장 같은 그 바닥보다 그들의 추악한 바닥을 보는 게 더 괴로워서 또다시 광장의 바닥에 엉덩이 붙이고 앉아있어야 하나 생각한다.
차는 숨, 힘 빠진 다리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것뿐이라.
글도 쓸 수 없었고, 그림으로 남기지도 못했던 그날.

우리는 그 밤에서 얼마나 걸어 나왔을까.

아직. 가야 할 길은 멀었다.
그래도 같이 가면, 함께 하면...
서로 손 잡고. 때로는 웃고 때로는 피투성이인 채로, 뛰기도 걷기도 기어가기도 하면서 그래도 멈추지 말고 계속 걸어서, 우리 기어코 나오자. 그날 그 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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