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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9,2022

by 한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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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행을 바라는 내가 싫다.

그러면서도 뭐 한 번이라도 쉽게 살았는가. 하면 답 할 거리가 없다.

불현듯 나의 나이가 단순한 숫자가 아닌 무게감으로 다가오고,

그간의 햇수들 속에서 나에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손가락으로 헤아릴 때,

아무것도. 남지 않은 것이다.

그것이 그 새벽엔. 미치도록 억울하고 속상하고 한심하여 기어이 수면으로 끌고 나온 나의 머리채를 잡아채 저 깊은 심연으로... 바닥의 바닥으로 끌고 내려간다.

붉은 달지나 긴긴 새벽을 넘어 노란 해가 떴을 때, 따가운 눈을 하고 따가운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하늘과 나무를 본다. 그들을 닮고 싶다.

시원하고 또한 묵묵하고 단단하게 지켜나가는 저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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