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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ARY.25.2023

by 한우주

모두가 남을 속이지 말고 솔직할 수 있다면 좋겠다.

특히 사람이 살아가기 위한 필수한 요소 앞에서는 더욱이 그랬으면 좋겠다.

에너지를 내고 나를 살리기 위한 음식과 집,

제발 그것 앞에서 만큼은 사람들이 서로를 속이지 않으면 좋겠다.

몸에 좋은 것만 까지는 아니어도, 적어도 주객이 전도되어 더 많이 남기려는 마음에 나쁜 것들로 채우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한 두 푼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열심히 모은 돈으로 집을 장만할 때, 집에 잘못된 부분은 시인하고 다음 사람이 잘 살아갈 수 있도록 고칠 것은 고쳐서 넘겨주었으면 좋겠다. 고쳐줄 수 없는 상황이라면 물이 샌다든지 곰팡이가 핀다든지 하는 것을 솔직히 얘기하고 그것을 제한 값만큼만 받았으면 좋겠다.

다른 것도 아니고 몸속으로 들어가는 음식과 그 몸을 비와 바람을 피해 재우고 먹이는 공간이다. 이처럼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것에서 도대체 어떻게 된 생각으로 돈이 먼저 인 것일까. 타인에 대한 마음이 호의는 아니더라도 악의는 없어야 하지 않는가.

먹을 것을 사면서도 어떤 성분이 들어갔는지 혹시 이상한 것이 들어가진 않았는지 제조원 스티커 그 작은 글씨들을 헤집으며 초 집중을 하고 생소한 단어를 찾아내고 골라내며 구매해야 하고, 내가 살 나의 집을 구하면서 전주인과 중개업자가 속이지는 않을지 전전긍긍해야 하고, 인터넷을 몇 날 며칠을 뒤져서 사기당하지 않을 방법을 강구하고 호구로 잡히지 않으려 옷부터 말투까지 온갖 긴장을 하고 사람을 만나야 하는... 말하기에도 숨이 턱턱 막히는 이런 것들을 고민하고 걱정해야 하는 것이 때론 너무 화가 난다.

시작도 전에 의심하고 믿지 못하는 상황이 너무 피곤하고 염증이 느껴진다. 그냥 서로 믿을 수 있으면 안 되는 것일까.

1년이 남은 집에 머물며 또 다른 소중한 공간을 꾸려야 하는 나는,

그 생각을 하며 냉장고 속 음식을 먹어서 또한 살아야 하는 나는.

사실은 무섭고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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