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BRUARY.1.2023
이미 많은 그리기 선수들이 사용하는 도구인 ‘OO패드’를 이제야 다루게 되었다. 일부러 미룬 것은 아닌데, 크게 필요성을 못 느끼기도 했고, 자고로 그림은 종이와 펜에서 오는 손맛이지 하며 아날로그 완강파이었던지라 왠지 모를 거부감에 구매로 까지 이어지지 못했던 것도 있다.
그런데, 어?! 아- 와, 우아,,, 신세계다.
이상하고 말도 안 되는 비교이지만, 현재로서는 ㄴㅌㄷ 보다 참으로 재미지다. 정말 재밌는 게임기가 생긴 느낌... 정말 재밌어! 이 딱딱한 네모난 것에 플라스틱 막대기를 갖다 대면 마법처럼 유화도 수채화도 수묵화도 표현이 가능하다.
하지만 유화인데 유화가 아니고 수채화이면서 수채화가 아니다. 먹을 쓰고 있지만 먹이 아니다. 그러니까 이것은 ‘OO패드’라는 또 다른 재료인 것이지 어떤 것을 대신할 수 있다고 착각하면 안 되겠다는 것이 4일 차 사용자가 내린 이른 결론이다.
유화를 그릴 때 마르는 것을 기다리며 쌓아 올리던 신중함이나 수채화를 그리며 물먹는 정도에 따라 예민하게 반응하며 그리던 붓의 놀림. 먹을 갈고 붓의 길이와 모종에 따라서 달라짐을 느끼던 섬세한 재미, 이 모든 과정이 생략되고 비슷한 결과물만 존재하는 것에 길들여지면 쉽게 잊을 것이다.
새로운 도구가 생겼으니 길들이고 싶은 마음에 초심으로 돌아가 지하철 크로키를 해보았다.(지하철 크로키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지만, 그것은 다음에 더 이야기해 보도록 하고, 이번 글의 주인공은 따로 있으니) 원래 그리던 것에 힘을 60프로만 들여도 수월하게 선이 그려진다. 아직 다루는 것이 어색해서인지 그림 속 인물들도 어색해 보인다.
모든 것이 그렇듯 어떻게 잘 쓸지는 나에게 달려있겠지-
잠식되지 않고 좋은 도구로 만들어서 재밌는 작업을 많이 할 수 있길 바라며......
그나저나 크로키하는 나의 손은 많이 굳었지만 역시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