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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10.2023

by 한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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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나는 왜 이렇게 예민한 걸까. 하며 답답하고 화나는 일을 겪었을 때, 다른 사람들은 다 그대로인데 혼자 잔뜩 인상 찌푸리게 될 때, 그럴 때 나는 나의 자매를 찾는다.

그녀는 한마디만 해도 바로 이해한다.

같이 신나게 욕해주고 때로는 생각지 못한 상대방의 시선을 알기 쉽게 설명해 준다.

마음 잘 맞는 친구와도 가끔은 말해놓고 후회하게 되는데 그 모든 것이 자매에게는 다 용납이 된다. 대나무숲 같은 것.

나이 차이는 난다면 나고 안 난다면 안 나는 다섯 살.

학교를 다니던 유년기에는 언니가 부모 역할도 했지만, 성인이 되고 나서는 친구 같기도 때로 동생 같기도 한 그런 관계가 되었다. 붙어있으면 티격태격하면서도 떨어지면 보고 싶은 요상 시런 관계. 나의 이상한 마음을, 나의 못난 모습을 늘 특별한 것으로 만들어 주고 진심으로 응원해 주는 사람이다.

그런 자매와 함께 보낸 유년기는 참 풍성하고도 아련하다. 우리에게 유년기는 끝난 지 한참이 지났는데도 둘이 함께 있으면 그 시절로 돌아가는 듯하다.

돌아오는 일요일은 나의 자매이자 친구이자 때로 동생 같은 우리 언니의 결혼식이다. 그리고 어쩐지 이제 나의 유년기도 실로 끝나는 것인가 싶다. 크게 달라질 것이 없겠지만, 또 달라질 것이다. 그리고 그녀가 그녀답게 밤낮없이 고민하며 인생의 새로운 막을 여는 준비를 하는 것을 보니, 한편으로는 그 달라짐이 기대된다.

모두를 살리는 잔치를 열고 싶다는 울 언니 변화의 순간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그래도 내 변하지 않는 대나무 숲이 되어주리다! 유부녀 된 거 축하해 에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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