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E.21.2023
매일 같이 아로새기지 않으면 금방 방향성을 잃고 망망대해에서 헤매고 만다.
무너진, 흘러내린 나는 어떻게 일으켜야 할까. 누구의 손도 잡을 수 없다.
끈적한 무기력과 우울이 발목을 잡고 늘어지고 허벅지까지 타고 올라와 내 목전 가까이 있다. 눈만 껌뻑이는데 어떤 영양가 있는, 가치 있는 글과 그림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아니 그전에 나는 어디에 있는가. 내가 ‘나’ 이질 못하는데 또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실패하는 자는 늘 핑계를 찾는다고 한다. 이래서, 저래서, 그래서 할 수 없었고 되지 않았던 것이라고 핑곗거리를 찾는다. 그렇다면 나는 실패. 한 것일까. 아니면 지난한 과정 위에 서 있는 것일까.
나의 심장과 뇌는 녹슨 톱니바퀴처럼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며 힘겹게 그 자리를 지킨다.
돛을 접고 사방을 둘러본다.
도대체 여기는 어디인가. 어디를 가고 있었나, 왜, 무엇을 위해-
배 위에는 텅 빈 껍데기.
잃어버린 나를 찾아야 하는 것인가, 새로운 나를 발견해야 하는 것인가.
먹고살 만한가 보다 이런 걱정을 다 하고.
아니, 아니 느껴보지 않았으면 말하지 말 것. 지금 먹고살 만한 인간 몇이나 되나.
'갑자기'가 아니라 모르는 척하고 있던 것. 아- 모두가 뛰쳐나온다. 도망치지 않고 직면할 것. 어떤 것은 안아주고 어떤 것은 떨쳐낼 것. 그리하여 다시 모두의 돛을 펼쳐낼 수 있기를. 그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