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이 머무르는 곳
시선을 사로잡는 풍경은 느낌과 감정이 먼저 옵니다. 느낌과 감정이 여운으로 남기 시자하면 관찰이 시작됩니다.
시선을 사로잡는 풍경에 먼저 온 느낌과 감정 앞에서
생각을 잠시 멈추고,
바라보고,
사진으로 남깁니다.
느낌과 감정이 여운으로 남기 시작하면
기억 속에 장면과 남겨진 사진에서
질서가 있는 듯 없는 듯한 복잡한 패턴과
다양한 형태가 보이기 시작하고
관찰이 시작됩니다.
낯선 공간에 머무르는 기회가 되면
도시의 스카이라인,
습지가 끝나는 너머의 도시,
반듯한 길 위 자유로운 구름,
도시 한편 한가로운 골목이
시선을 머무르게 합니다.
익숙하지 않은 풍경은
생각을 멈추게 하고
바라보게 합니다.
낯선 곳에서 스치는 풍경과 느낌, 감정이
기억만으로는 곧 희미해질 것을 알기에
좀 더 선명한 추억으로 남기를 바라며
사진으로 남깁니다.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
익숙하지 않은 풍경은 익숙해지고
낯섦이, 긴장이, 경계가 느슨해지면
반듯한 선과 기울어진 선,
끝없이 쌓인 건물의 리듬,
길 위로 흘러가는 구름의 느슨한 반복,
직선과 곡선, 밀도와 여백
느낌이, 감정이 먼저 와서 보지 못했던 그 안에 숨겨져 있을 거 같은 패턴.
그러나 거시적인 풍경은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이제 곧 머무르는 시간도 끝나갑니다.
이해하고 싶었지만 이해되지 않는 것들 앞에서
마음은 잠시 조급해지기도 하고
괜히 속상해지고, 이유 없이 화가 나기도 합니다.
익숙한 공간으로 돌아와 가볍게 시작한 산책
물가를 끼고 돌아가는 난간의 그림자를 따라 걷는 길,
숲 속 저 안으로 안내하는 나무 그늘이 시원한 길,
나무에 가려있던 시선이 열리는 순간 보이는 풍경,
산책인지 등산인지 구분하지 않은 채 걷다가 도착한 정상
아래에 있던 길, 지나온 능선, 멀리 펼쳐진 평야와 도시
특별하지 않은 이 풍경에서도
생각은 멈추고, 바라보고, 사진으로 남깁니다.
아직 가시지 않은 여운을 아쉬워하며 내려오다 보면
능선은 겹쳐지고 깊이를 만들고,
풍경에는 직선과 곡선 있고,
여백이라고 느꼈던 공간은 형태로 보이기 시작하고,
경사와 난간에는 반복되는 흐름이 있고
느낌이, 감정이 먼저 와서 보지 못했던
그 안에 숨겨져 있을 거 같은 패턴
그러나 복잡한 거시적인 풍경 속에서 패턴은 쉽게 보이지 않습니다.
여전히
이해하고 싶지만 이해되지 않는 것들 앞에서
잠시 혼란스럽지만
낮설지 않은 익숙한 공간과
여유로운 시간이
발걸음은 느려지게 하고
풍경 속에 숨어 있던
작은 풀잎에 시선이 머뭅니다.
복잡한 거시적 풍경에서의 혼란은
미시적 풍경에서 줄어들고,
크기는 다르지만 비슷한 형태,
반복되는 잎맥의 선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풀잎을 몇 개 채집하고,
관찰을 시작하고,
스케치는 사실을 기록하고
메모는 분석을 기록하고,
복잡함은 단순화되고,
형태와 반복은 더욱 또렷해집니다.
점진적으로 커지는 연속적인 성장의 흔적,
빛과 공간을 효율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방사형 배열,
주맥에서 시작해 측맥이 분기하며 퍼지는 네트워크 패턴,
가장자리 규칙적인 톱니 형태,
불완전해 보이지만 안정적인 대칭구조.
생물학적 의미나 수학적 해석 이전에 자연이 효율과 균형을 이루기 위해 선택한 질서의 형태입니다.
느낌과 감정의 시간이 지나가면
관찰이 시작되고
스케치와 메모로 남겨진 기록은
생물학적 의미를 통해
자연현상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와 합리적인 설명으로 확장될 수도 있고,
수학적 해석을 통해
주변 환경에 대한 지배를 얻어내려는 응용과학으로 확장될 수도 있고,
창의적 통찰을 통해
혁신적인 발명으로 이어질 수도 있고,
자신만의 원리와 리듬으로 해석된 영감을 통해
독창적인 예술로 확장될 수도 있습니다.
시선이 머무르는 곳에서
느낌과 감정의 시간이 지나면
관찰이 시작되고
스케치와 메모는 기록이 되고
모든 것이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