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재기를 위한 노력
<퀀텀 오브 솔러스>가 기대 이상의 흥행 성적을 기록하고도 혹평을 듣자 가장 괴로워했던 사람은 새로운 007 역을 맡았던 다니엘 크레이그였다.
그는 심지어 이미 5편의 본드 시리즈에 출연한다는 계약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본드 역할을 맡고 싶지 않다는 이야기를 공공연하게 내뱉었다. 이러한 그에게 용기를 주고 격려한 사람은 한창 열애 중이었던 레이첼 와이즈(Rachel Weisz)였다.
당시 두 사람은 이미 결혼한 상태였다. 두 사람은 오래전 대학시절부터 친구였고 무명 시절에는 같은 연극 무대에서 활동하기도 했지만 각기 다른 배우자가 있는 상태였다.
축구 사랑이라는 공통된 취미와 (리버풀 FC의 팬) 같은 영화 (드림하우스) 출연으로 사랑은 키운 두 사람의 결혼은 각각의 자녀와 친구 두 사람만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고 이후 서로가 출연한 영화에 대한 훌륭한 조언자 역할을 하고 있었다.
주변의 격려에 용기를 얻는 크레이그는 차기작의 출연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며 제작진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갔고 감독과 출연배우 섭외에도 나름대로 역할을 했다.
감독 샘 맨데스(Sam Mendes)는 아직 제목이나 대본조차 완성되지 않은 007 영화의 감독 제의를 그것도 제작사가 아닌 배우 크레이그에게 들었을 때, “나는 그의 제의를 면전에서 거절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와 나는 서로 좋은 친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해 보겠다”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결국 감독직을 맡았고 대본 각색까지 관여하며 007 시리즈 사상 최초로 아카데미상(2010년 ‘아메리칸 뷰티’)을 수상한 이력이 있는 감독이 되었다.
크레이그는 대본이 어느 정도 완성되자 배우 섭외까지 직접 나섰다. 그가 공을 들인 배우는 스페인 출신의 하비에르 바르뎀(Javier Bardem)이었다.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 아카데미상을 수상했던 바르뎀은 뛰어난 연기력으로 한창 주가를 올리는 배우였지만 축구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크레이그와 좋은 친분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바르셀로나 FC의 팬이다)
또한 이 영화가 50주년을 기념한다는 의미에서 과거의 007 숀 코네리(Sean Connery )의 출연이 검토되었지만 관객들에게 식상함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제외되었다.
한편 007 시리즈 영화의 제작에 책임지고 있던 바바라 브로콜리(Barbara Broccoli)는 007 시리즈의 23번째 영화는 시리즈 탄생 50주년(2012)에 개봉되는 최고의 역작으로 만들고 싶은 조바심을 갖고 있었다.
이러한 조바심은 그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007 팬덤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팬덤들의 열망에 부응하듯 2012년 1월에 블루레이로 제작된 디스크가 출시되어 ‘007 탄생 50주년’ 분위기를 띄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영화 개봉 전까지 포스터 전시회, 기념품 제작, 출연 배우들의 사인이 들어있는 OST 음반 등이 공개되며 팬들의 기대를 더욱 커지게 만들었다.
하지만 2009년부터 제작이 시작된 영화는 투자사인 MGM이 자금난에 빠지며 거의 1년 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결국 2010년 12월 21일 MGM이 파산을 신청하자 영화 제작은 중단할 위기에 봉착하고 말았다.
그러나 크레이그와 샘이 주동이 된 출연진과 스태프들은 새로운 제작사가 결정될 때까지 묵묵하게 자신의 일들을 계속했다.
우여곡절 끝에 소니 픽처스에서 자금 투자를 약속하게 됨으로써 영화 제작은 2011년 1월부터 급물살을 타게 되었고, 11월이 되어서야 타이틀이 <Skyfall>로 확정이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2012년 11월 9일 개봉이 확정되었다.
하지만 영화 제작에 투자된 자금은 ‘퀀텀 오브 솔러스’에 비해 5천만 달러나 적은 1억 5천만 달러 정도였다. (이 금액은 ‘카지노 로얄’의 제작비와 비슷하다) 이로 인해 50주년 기념작은 형편없는 영화가 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기도 했다.
촬영 편집이 막바지에 이르고 개봉이 임박해질 무렵, 때마침 2012년 런던 올림픽의 개막과 함께 전 세계에 007 시리즈 영화가 영국의 영화임을 알리는데 왕실까지 협조에 나섰다.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1298400
물론 이 영상을 제작할 때 다니엘 크레이그는 직접 비행기에서 뛰어내렸지만 여왕의 낙하는 합성으로 처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