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험난한 촬영 과정
1957년 10월 사전 제작부터 시작되었다. MGM의 미술부는 의상, 세트, 소품 등을 15,000개 이상 제작했고 작은 소품의 수는 100만 개 이상이 만들어졌다.
퀸투스 아리우스의 로마 입성 장면과 해상 전투 장면을 위해 미니어처가 만들어지고 로케이션을 위해 로마에 가서 촬영 장소를 물색했고 아프리카 로케이션까지 적극적으로 검토되었다.
1958년 1월 중순부터 리비아의 사막지대에 200마리의 낙타와 2,500마리의 말이 준비되었고 로마에서는 전차경주 촬영을 위해 72마리의 말이 훈련을 받았다. 하지만 리비아의 촬영은 당국의 허가를 받지 못해 취소되고 말았다.
시나리오가 미완성인 체로 1958년 5월부터 로마에서 사전 촬영이 시작되었지만 윌리엄 와일러 감독이 받은 대본은 12페이지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촬영은 하루에 12~14시간씩 일주일에 6일 동안 계속되었다.
촬영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윌리엄 와일러는 온갖 수단을 동원했지만 전차경주 촬영기간 3개월을 포함하여 전부 9개월이 소요되었다. 예수의 십자가 처형 장면 4일간의 촬영을 끝으로 마침내 1959년 1월 7일 촬영이 끝났다.
로마에서의 촬영은 주로 로마 근교에 있는 시네시타 스튜디오(Cinecittà Studios)에서 이루어졌다. 149 에이커(60ha)의 면적에 300개의 세트를 제작하고 9개의 사운드 스테이지가 만들어졌다.
촬영에 동원된 엑스트라 1만 명 이상을 위해 100여 명의 디자이너가 동원되어 디자이너 엘리자베스 해펀든(Elizabeth Haffenden)의 지휘 아래 10만 벌의 의상이 제작되었고 1,000벌 이상의 군인 갑옷이 만들어졌다. (CG가 없던 시절이라 전부 수작업이었다)
또한 역사적 고증을 위해 5년간의 연구가 진행되었으며, 바티칸과 유대 역사 전문가 등 다양한 자문가들이 고용되었다.
태국에서 비단이 수입되고 필요한 양모는 영국과 남아프리카에서 수입되었다. 이탈리아의 수제 신발 제조업자들이 3,400켤레의 다양한 부츠와 신발을 만들고 의상에 필요한 레이스는 프랑스에서, 보석은 스위스에서 가져왔다.
가발과 수염을 제작하기 위해 이탈리아 피에몬테 지역의 여성들이 180kg 이상의 머리카락을 기증하기도 했다.
해전 장면의 촬영은 캘리포니아 컬버 시티의 MGM 스튜디오의 거대한 탱크에서 전함 미니어처를 이용하여 촬영했다. 로마군과 마케도니아 함대 간의 전투 장면에 동원된 작은 미니어처 전함들은 전부 무선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하지만 아리우스가 사열받을 때와 구출되었을 때의 함선 두척은 53m의 실제 크기로 제작되었다. 이 모든 선박들은 이탈리아 박물관의 전시품들을 기초로 했다.
세트장 중에서 가장 큰 곳은 전차 경기장이었다. 예루살렘의 원형극장을 기초로 만들어진 세트장은 18 에이커에 100만 달러 이상이 투자되어 460m 길이와 5층 높이의 관람석, 그리고 이를 구성하는 돌을 조각하는 데만 1년 이상이 소요되었다.
로마와 예루살렘의 웅장함을 표현하기 위해 수백 개의 조각상과 건축 장식품이 필요했다. 초기에는 무거운 석고를 주로 사용했으나, 나중에 미국에서 들여온 폴리에스테르 수지(polyester resin)라는 새로운 재료를 사용하여 더 가볍고 튼튼한 소품 제작이 가능해졌다.
200명의 예술가와 장인이 이 작업을 전담했으며, 거대한 돌고래 조형물과 9미터가 넘는 거대한 석상 등이 이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또한 트랙을 덮기 위해 지중해에서 4만 톤 이상의 해변 모래가 반입되었고 로마제국 경기장을 재현하기 위해 같은 크기의 세트가 400km에 달하는 배관으로 건설되었다.
촬영을 마친 후 세트장을 철거하는데 소요된 비용만 125,000달러였다. 영화 제작에 동원되었던 쓸모 있던 장비와 소품들은 거의 전부를 이탈리아 정부에 기증했다.
하지만 촬영에 동원되었던 전차 몇 개는 홍보용으로 미국으로 가져갔고 동원된 말들 중 일부는 말을 훈련시킨 사람들에게 분양되었다. 기타 낙타, 당나귀, 양 등의 동물들은 유럽의 서커스와 동물원에 팔았다.
영화 전체에 동원되었던 말은 약 2,500마리였다. 특히 전차경주를 위해 동원된 78마리의 말들은 유고슬라비아와 시칠리아에서 구입한 리피차너(Lipizzaner) 품종이었다.
78말의 말들은 할리우드의 말 조련사에 의해 조련되고 훈련을 받았다. 벤허의 하얀 말들은 스페인 안달루시아(Andalusian) 품종이었고 특별하게 관리를 받았다.
촬영 1년 전부터 선별된 말들은 5개월 이상 전차를 끄는 훈련을 받았다. 당대 최고의 동물 조련사이자 스턴트 코디네이터인 글렌 랜달(Glenn Randall)과 스턴트 감독 야키마 캐넛(Yakima Canutt) 팀이 말 훈련을 총괄했다.
이런 결과로 1925년 무성 영화 버전에서는 말이 다치는 사고가 많았지만, 1959년 버전에서는 단 한 마리의 말도 다치지 않았다
무게가 410kg에 달하는 거대한 18대의 전차가 만들어졌고 이 중에서 9대는 말들의 훈련과 연습용으로 사용되어 스턴트맨들은 원형 경기장을 적어도 100바퀴 이상 도는 훈련을 했다.
메살라의 전차 바퀴에는 상대를 공격할 수 있도록 낫 모양의 톱니(바브드 휠)가 달린 특수 소품도 제작되었다. 일부 전차는 전복되거나 파괴되는 장면을 위해 특정 각도로 기울어지거나 점프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찰턴 헤스턴과 스티븐 보이드 역시 매일 3시간 정도 전차를 모는 훈련을 했고 다른 전차를 몰기 위해 할리우드에서 말에 대해 풍부한 경험을 가진 스턴트맨 6명이 로마로 건너왔다.
나사렛 장면은 원래 예루살렘에서 촬영 예정이었나 허가를 받지 못해 로마에서 64km 떨어진 산골 마을 아르키나초 로마노(Arcinazzo Romano)에서 촬영했다.
유다 벤허가 해전에서 로마의 장군 퀸투스 아리우스(잭 호킨스)를 구출하는 해변 장면은 로마에서 남쪽으로 60km 떨어진 안치오(Anzio)의 넷투노(Nettuno) 해안마을의 성벽을 배경으로 촬영했다.
벤허가 어머니와 여동생을 만나는 나환자 계곡은 로마 동쪽 아니엔 강과 아우토스트라다강의 합류 지점에 있는 채석장(Latomies di Salone)에서 촬영했다.
촬영이 끝난 후 영화가 상영될 때 윌리엄 와일러는 MGM의 로고인 으르렁거리는 사자의 모습을 거부하고 그리스도 찬양에 대한 예의로 그냥 얌전한 사자의 모습만 나오는 로고를 사용하기로 했다. 아래 영상으로 확인하자.
https://www.youtube.com/watch?v=xGwJi6JMcz4
영화가 완성되자 버라이어티(Variety) 영화 전문 잡지는 다음과 같은 인상적인 평을 남겼다. 이는 관계자들의 기대감을 대변하는 것이기도 하다.
"$1500만 달러의 제작비를 건 메트로(MGM)는 영화 비즈니스 역사상 가장 큰 성공을 거둘 것이다. <벤허>는 장엄한 성취이며, 대가들의 손에 의해 영화 예술이 훌륭하게 융합된 결과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