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아이덴티티>의 숨겨진 이야기

2. 기억을 잃은 남자

by 발길 가는대로

맷 데이먼(Matthew Paige Damon)은 하버드 대학 영문과를 다닌 수재형 배우이다.(한 학기를 남기고 졸업을 포기했다) 고교 재학시절부터 연극 무대에 출연하기를 좋아했던 그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촉망받는 배우이자 영화 제작자, 시나리오 작가이다.


영화 '미스틱 피자( Mystic Pizza 1988)'에 출연하여 할리우드의 주목을 받은 그는 1997년 친구 벤 애플렉(Ben Affleck )과 함께 영화 <굿 윌 헌팅 Good Will Hunting>의 각본과 주연을 맡아 아카데미 각본상과 골든 글로브 각본상을 수상하며 재능을 과시했다.

수상.jpg

하지만 그는 <본 아이덴티티>에 출연하기까지 험난한 과정을 겪었다. 우선 유니버설 스튜디오 관계자들이 그의 출연을 반대했다. 그가 출연했던 전작들이 도무지 첩보물의 주연으로 어울리지 않는 역할이었던 것이다.

맷 데이먼.jpg 굿 윌 헌팅에 출연한 맷 데이먼


스튜디오 관계자들은 거액을 투자하는 야심 찬 영화인 만큼 적어도 브래드 피트, 러셀 크로우, 톰 크루즈 등 액션 연기의 경험이 풍부하고 또 어느 정도 흥행이 보장되는 배우가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감독으로 선임된 더그 라이만은 제이슨 본은 007 제임스 본드 같은 화려한 스파이 이미지와 차별화되는 치명적인 결함을 가진 캐릭터를 원했으며 맷 데이먼이야말로 기억 상실로 고뇌하는 제이슨 본의 내면 연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감독의 지지를 받은 맷 데이먼은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6개월 동안 헌신적인 노력을 다했다.


다른 모든 일정을 비우고 필리핀 전통 무술 '에스크리마(Eskrima)'와 복싱을 배우는 등 집중적으로 격투기 훈련을 받았고, 총기 전문가에게 각종 총기류 사용법까지 익혔다. 그리고 그는 영화에 필요한 모든 액션 장면을 스턴트 없이 자신이 직접 연기하고 싶다고 선언했다.


원래 소설 『디 본 아이덴티티』의 영화 판권은 오라이언 픽처스(Orion Pictures)와 계약한 워너 브라더스(Warner Bros.)에 있었다. 워너 브라더스는 1988년에 리처드 체임벌린 주연의 TV 미니시리즈를 제작하기도 했다.


그러나 워너 브라더스는 이 프로젝트를 장편 영화로 발전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판권 계약 기간이 만료되거나 권리가 복잡해진 틈을 타게 되었다.


이때 감독 더그 라이만(Doug Liman)이 움직였다. 그는 이 소설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판권이 만료되려 한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라이만 감독은 직접 로버트 러들럼의 몬태나주 자택으로 날아가 러들럼을 설득했고, 개인적으로 그로부터 영화 판권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고교 시절에 읽었던 소설로 인해 느꼈던 감동을 영화로 실현시키고 싶은 열망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이후 라이만 감독은 확보한 판권을 가지고 여러 스튜디오를 접촉했고, 궁극적으로 유니버설 픽처스가 이 프로젝트에 관심을 보였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당시 CEO였던 스테이시 스나이더(Stacey Snider)는 독립적인 성향의 감독과 스파이 장르의 조합에 흥미를 느꼈고, 새로운 프랜차이즈 시작을 목표로 판권을 인수했다.


유니버설 픽처스는 2002년 영화의 성공 이후 후속작들을 제작하며 프랜차이즈를 성공적으로 이끌었지만, 초기 계약은 영구적인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권리 소유권은 여전히 로버트 러들럼 재단(Ludlum estate)에 있었다.


2025년 3월, '제이슨 본' 프랜차이즈의 권리가 시장에 나오면서 넷플릭스, 애플 등 여러 스튜디오 및 스트리밍 업체 간의 치열한 입찰 경쟁이 벌어졌다. (입찰가는 1억 달러 이상 치솟았다)


결과적으로 2025년 8월, NBC유니버설(NBCUniversal)은 로버트 러들럼의 『본』 및 『트레드스톤』 시리즈에 대한 출판권을 제외한 모든 권리(영화, TV, 스트리밍 등)를 영구적으로(in perpetuity)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2000년 10월 31일 크랭크 인 되었던 이 영화는 초기 예산 6천만 달러에서 8천만 달러 초과하여 제작되었으며 개봉 예정일도 2001년 9월에서 2002년 6월로 연기되어 개봉되었다. 한국의 경우 비교적 빠른 2002년 10월 18일 개봉했다.

포스터.jpg 한국 개봉 포스

영화는 폭우가 쏟아지는 지중해의 프랑스 항구 도시 마르세유 남부 60마일 지점의 바다에서 이탈리아 어부들이 의식을 잃고 바다에 떠있는 한 남자를 구출하면서 시작된다.


남자는 등에 두 발의 총상을 입었고 어부는 총알을 빼내는 응급 수술을 하는 도중 남자의 엉덩이에서 꺼낸 레이저 프로젝터를 발견하고 프로젝터의 레이저 빔에는 스위스 취리히의 비밀 금고 번호가 있었다.

2.1.1_기마인_샤프트_은행.jpg

남자의 행동과 의식은 모든 것이 정상이었으나 단지 지난날 행적의 기억, 또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해 전혀 기억하지 못했기 때문에 유일한 단서를 쫓아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기마인샤프트 은행을 찾아간다.


이탈리아 어선이 남자를 데려다준 곳은 이탈리아 서부의 항구 마을 Calata Giovanni Battista Cuneo이다. 아래 지도에서 보다시피 마르세유에서 거의 300km 떨어진 곳이다.

항구1.jpg
항구2.jpg
항구3.jpg

남자가 스위스에 도착하여 벤치에서 하룻밤 노숙을 하는 곳은 취리히의 공원 벤치가 아니라 체코 프라하의 말라 스트라나 Mala Strana, Prague에 있는 Kampa Park에서 촬영했다.


남자는 불과 5초 만에 스위스 경찰 2명을 때려눕히고 도착한 곳은 기마인샤프트 은행이다. 사실 스위스 취리히에 기마인샤프트 은행 Gemeinschafts bank이란 것이 없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가상의 은행인 것이다. 남자가 훔쳐보는 은행의 입구 모습은 체코 프라하에 있는 Petschek Palace에서 촬영했다.


참고로 이 건물은 제2차 세계대전 중에 홀로코스트의 주 설계자인 게슈타포 본부로 악명을 날린 곳이다. 현재는 체코 산업통상부가 자리 잡고 있다. 건물 모퉁이에 전쟁 영웅들을 기리는 명패가 있다.


하지만 독일 보쿰 Bochum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기마인 샤프트 뱅크(일반적으로 줄여서 GLS Bank라고 한다)가 실제로 있다. 또한 스위스 바젤 Basel에도 Die Freie Gemeinschaft sbank라는 곳이 있다.


이 건물은 남자가 노숙을 하던 Kampa Park에서 약 2.5km 떨어진 지점에 있다. 길 건너에 오페라 극장, 국립박물관 등이 있어 프라하를 찾는 여행객이라면 이곳을 방문해 볼 만하다.

은행.jpg

은행의 비밀 금고에는 500만 달러에 상당하는 현금과 다양한 국적의 여권, 권총 등이 있었다. 권총의 모델은 SIG Sauer SP2009이다. 여권의 이름을 통해 남자는 자신의 이름이 제이슨 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2.7_권총.jpg

SIG Sauer SP2009 권총은 미국 정부 마약 단속국(DEA)에서 처음 도입한 무기이며 현재는 여러 법 집행 기관과 미 육군에서도 사용하고 있다. 2004년 프랑스 국가 경찰과 헌병대에서도 25만 정을 도입하여 사용하고 있다.

금고.jpg

제이슨 본은 권총을 제외한 모든 물품을 빨간 백팩에 쓸어 담았다. 참고로 대여 금고에서 들어있던 물품의 목록은 아래와 같다.


미국 여권(Jason Bourne), 미국 여권 카드(John Michael Kane), 캐나다 여권(Paul Kay), 프랑스 여권(Nicolas Lemanissier), 러시아 여권(Foma Kiniaev), 브라질 여권(Gilberto de Piento)


에어프랑스 클럽 2000 신용카드 2장, Platinum American Express 크레디트 카드, 골드 'Double Globe' 마스터 카드 x 2, 프랑스 전화 카드 x 2, 프랑스 자동차 운전면허, 프랑스 의료 보험증,


엘레강스 컬러 콘택트렌즈 2세트 부속 케이스, MacHasp USB 보안 키, 4 유니볼 펜 아이 니들 포인트 ub165, Coast MT3900 CP 멀티툴 포켓 도구 상자


다크 그린 고무 그립 3/4 블레이드 스위스 아미 스타일 나이프 ×온 그립, 태그 호이어 링크 쿼츠, 크로노그래프 시계


10,000달러 묶음 11개 110,000달러

20,000 R$ 브라질 리 10,000 R$ 묶음

사우디 리얄 10만 엔 5만 엔 묶음

25,000 길더 묶음으로 10,010,000의 네덜란드 길더

30,000엔짜리 중국 위안화 1만 엔 묶음

50,000 GBP (25,000파운드 묶음)

2000만 엔 이탈리아 리라 1000만 엔 묶음

F50,000 묶음으로 F100,000 프랑스 프랑

DM100,000 도이체 마르크스(DM50,000 묶음)

10,000달러 묶음 30,000달러 AUD


참고로 유튜브에는 손석희와 대담을 나누는 10년 전 영상이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ac798BDBMaI&t=1s

keyword
작가의 이전글<본 아이덴티티>의 숨겨진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