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아이덴티티>의 숨겨진 이야기

4. 드레드스톤의 정체

by 발길 가는대로

차를 훔친 마리와 제이슨 본은 마리의 이복동생 에몬의 집이 있는 리옹까지 피신한다. 리옹은 파리에서 남쪽으로 550km 떨어진 곳이다.


이곳의 촬영은 체코의 프라하 북측 교외 12km 지점의 농가에서 촬영했다. 현재 숙박업소로 운영 중이니 프라하에 가면 이곳에서 묵을 수 있다. (주소: Trojanův mlýn 16/2, Pra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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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몬의 집에서 마리와 함께 하룻밤을 보낸 제이슨 본은 다음날 아침 에몬의 개가 사라졌다는 아이들의 말을 듣고 추격자가 가까이 왔음을 느낀다.


킬러의 정체는 움보시를 저격한 Professor였다. 제이슨 본은 숲 속에서 킬러와 쫓고 쫓기는 치열한 수 싸움 끝에 결국 킬러를 처치하는 데 성공하고 드레드스톤의 정체에 대해 알게 된다.


제이슨 본은 킬러의 소지품에서 찾아낸 핸드폰으로 드레드스톤의 책임자인 콘크린 (Alexander Conklin)과 통화를 하게 되고 파리에서 만날 약속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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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린 역을 맡은 배우는 크리스 쿠퍼(Chris Cooper)이다. 아카데미에서 조연상을 수상할 정도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이다. 개인적으로는아메리칸 뷰티에서의 연기가 기억에 남을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제이슨 본은 에몬 가족과 함께 마리를 떠나보내고 3 달러를 제외한 나머지 전부를 마리에게 자신은 파리로 향한다.


제이슨 본이 콘크린에게 1:1 만남 장소로 제시한 곳은 파리 시내의 퐁네프 다리(Pont Neuf)이다. ‘퐁네프의 연인이라는 영화뿐만 아니라 다른 영화에도 자주 등장하는 파리의 명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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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맞은편에 보이는 건물 이름은 Samaritaine Building이다. 파리에서는 사마리텐으로 부르고 있으며 백화점 건물이다. 따라서 제이슨 본이 건물 옥상에서 콘크린을 감시하는 것은 무리한 설정이 아니다.


제이슨 본은 1:1 만남 조건을 어긴 콘크린과의 통화를 끊고 대신 콘크린의 뒤를 추적하여 드레드스톤의 파리지국 사무실까지 추적하여 콘크린과 대면한다.


콘크린과의 대화를 통해 자신이 드레드스톤의 훈련받은 요원이며 움보시 암살 작전에 투입되어 움보시의 요트에 5 동안 잠복했다가 암살 시도 직전에 움보시가 가족과 함께 있는 것을 보고 물러나는 순간 총을 맞고 바다에 떨어졌다는 사실을 기억해 낸다.


제이슨 본은 파리 지국 사무실에서 나오는 순간 드레드스톤 요원들을 만나 한바탕 총격전을 치른 부상을 입은 다시 사라진다. 이곳의 촬영지는 일명예술의 다리 알려진 자르 Pont des Arts이다. 지국 사무실에서 2.5km 거리에 있다.


자르 다리는 센 강의 다리 중에서 유독 많은 사람들이 모여 유람선을 향해 손을 흔들거나 음악 연주가 열리기도 하고, 젊은이들이 모여 맥주 캔을 들고 파티를 하는 곳이다.


과거 연인들의 사랑 맹세를 위해 난간에 무수한 자물통이 채워져 있었으나 자물통의 무게 때문에 다리가 무너질 우려가 있자 지금은 난간을 유리로 차단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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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본부의 애보트 Abbott는 킬러 맨하임 Manheim에게 콘크린의 암살을 지령하고 맨하임은 사무실에서 나오는 콘크린을 저격한다.


콘크린을 저격한 파리의 뒷골목, 즉 드레드스톤 파리 지국이 있던 곳의 촬영지는 6 Rue de Jarente이다. 노트르담 성당에서 가까운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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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 장면은 제이슨 본이 그리스의 어느 곳에서 스쿠터 임대업을 하는 마리를 찾아와 두 사람이 뜨겁게 포옹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장면의 촬영지는 그리스 미케노스 Mykonos 귀퉁이에 있는 Mykonos by Gryparis라는 곳이다. 현재는 Little Venice라고 불리며 Sea Satin Market라는 레스토랑으로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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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덴티티는 개봉하자마자 관객들은 물론 비평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제이슨 본은 제임스 본드나 에단 헌트(미션 임파서블의 주인공)처럼 고상하지도 않았고 신무기, 비밀 무기도 없고, 심지어 조력자도 없이 혼자 싸우고 헤쳐 나가는 인물이었다.


우리 곁에서 흔히 있는 평범한 청년으로 보이는 그의 능력은 첩보원의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났고 첨단 무기 대신 맨손과 자신의 지능, 그리고 훈련받은 기술을 모두 보여주는 새로운 히로인이었다.


특히 마지막 액션 장면에서 고층에서 뛰어내리며 계단을 오르는 킬러를 저격하는 장면이나 화려한 격투 장면은 마치 성룡 영화에서나 보던 활극처럼 빠르고 경쾌했다.


이러한 관객들의 호평은 흥행 성적으로 나타났다. 6,800 달러를 투자한 영화는 214,034,224 달러라는 수익을 올렸던 것이다. 이는 후속작의 등장이 필연적이라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PS. 영화는 다른 엔딩 장면이 준비되어 있었다. 엔딩 장면의 평가는 각자의 몫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UG46NUMUJZ0


맷 데이먼(Matt Damon)은 영화에 등장한 첫 번째 제이슨 본(Jason Bourne)은 아니었다. <본 아이덴티티 The Bourne Identity>는 1988년에 워너브라더스에서 제작하여 185분짜리 2부작 미니시리즈 영화로 ABC에서 방영된 적이 있었다.


이 시리즈 영화는 심장병 전문의 닥터 킬데어로 분한 리처드 체임벌린(Richard Chamberlain)이 기억상실증에 걸린 스파이로 출연하고 미녀삼총사 TV시리즈(원제:찰리의 천사들)의 주인공 재클린 스미스(Jaclyn Smith)가 그의 삶을 돕는 당찬 프랑스 여성 마리 세인트 자크(Marie St. Jacque)로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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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당시 워너브라더스와 독점 계약하여 비디오를 내고 있던 SK그룹 계열 SKC가 ‘저격자’라는 제목으로 2편으로 나누어 비디오로 출시했다. 그리고 1991년 5월 4일, 5일 이틀에 걸쳐 더빙으로 KBS-2에서 방영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때의 제목은 ‘저격자’가 아니라 ‘잃어버린 얼굴’이라는 제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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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작과 2002년작 두 영화의 차이점이 꽤나 많지만 가장 우선적으로 언급되는 것은 주인공 제이슨 본의 캐릭터 차이다.


1988년작의 리처드 체임벌린은 소설에 등장하는 ‘제이슨 본’과 유사한 이미지를 지녔다. 2002년작의 맷 데이먼에 비해 좀 더 신사스럽고 냉전시대의 CIA출신 스파이답게 노련함을 갖춘 인물이었다.


‘드레드스톤’의 수장 ‘애봇’이라는 캐릭터 역시 두 작품 사이에 차이가 크다.


2002년작의 경우 ‘애봇’은 제이슨 본의 흔적을 지우려는 CIA의 이중간첩 역할이지만 1988년작에는 제이슨 본의 아버지 같은 존재로 본이 배신했다고 믿는 정부 측 인사들을 설득하는 중재자 역할로 나온다.


또한 2002년작에는 등장하지 않는 ‘카를로스 더 자칼’의 등장이다. 소설의 내용에 의하면 제이슨 본은 베트남 전쟁당시 아시아에 파견되었던 외무부 출신 장교였다.


그는 그곳에서 아내와 두 아들을 잃고 베트남의 특수부대에 들어가 훈련을 받고 당시 이중간첩이었던 ‘제이슨 본’이 죽자 죽은 이의 이름을 가져왔던 것이다.


원작 소설은 한국에서도 출판되었다. 90년대 초에 고려원에서 ‘잃어버린 얼굴’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고 멧 데이먼의 영화가 인기를 끈 이후에는 문학동네에서 원제 그대로 재출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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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루들럼은 영화가 만들어지는 동안 촬영 현장에서 자문 역할을 했다. 하지만 그는 영화가 방영되는 것을 보지 못하고 2001년에 죽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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