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루미 선데이>의 숨겨진 이야기

2. 가난한 피아니스트

by 발길 가는대로

레죄 세레스(Rezső Seress)는 헝가리의 피아니스트이자 가수이다. 그는 유대인이었기 때문에 게토에서 지내다가 수용소로 끌려가던 중에 월렌버그가 발급해 준 '보호여권'의 도움을 받아 살아남은 사람 중의 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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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가난한 집안 출신이었기 때문에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해 주로 서커스, 연극 무대의 설치 기술자로 일하던 중에 부상을 당하자 좋아하던 음악 공부를 독학하여 피아노를 배웠고 한 손으로 연주할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으며 자작곡 노래를 부르는 가수로 활동하게 되었다.


그는 주로 부다페스트의 '키시피파(Kispipa)'라는 작은 레스토랑에서 피아노를 치며 생계를 유지했다. 1933년 그는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아픔을 담아 슬픈 곡조의 노래를 작곡했다.


그가 연주하던 Kispipa restaurant은 무명의 음악가, 매춘부, 유대인 노동자 등이 손님의 주류를 이루었던 곳이다. (현재도 라이브 음악이 연주되는 곳이다. Kispipa Bar & Food 주소: Budapest, Akácfa u. 38, 1072 )

현재의 모습.jpg 현재의 모습


곡이 완성되자 그와 유사하게 실연의 아픔을 겪고 있던 시인이자 가까운 친구였던 라슬로 야보르(László Jávor)에게 작사를 부탁하여 글루미 선데이(Gloomy Sunday), 자신이 일하던 레스토랑에서 자주 이 노래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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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식으로 된 첫 녹음은 1935년 헝가리 가수 Pál Kalmár가 헝가리어로 된 Ein Lied von Liebe und Tod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라슬로 야보르가 붙인 원래의 제목은 ‘세상은 끝나고 있다’라는 의미의 "Vége a világnak"으로 실연의 아픔과 가난으로 인한 절망을 담은 곡이라고 한다.


영어로 알려진 것은 1941년 재즈 가스 빌리 홀리데이 버전이 발매된 때이다. 샘 루이스(Sam M. Lewis)의 가사는 사랑하는 연인의 죽음에 대한 한탄과 사후 세계에서 다시 만나겠다는 염원이 담겨 있다.


Sunday is gloomy, 일요일은 우울합니다

My hours are slumberless 이루는 시간

Dearest the shadows 사랑하는 그림자들

I live with are numberless 나는 무수히 많은 것을 가지고 살고 있습니다

Little white flowers 작은 하얀

Will never awaken you 결코 당신을 깨우지 않을 것입니다

Not where the black coach of 검은 자동차가 있는 곳이 아닙니다

Sorrow has taken you 슬픔이 당신을 데려갔습니다

Angels have no thought 천사는 아무런 생각이 없습니다

Of ever returning you, 당신에게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Would they be angry 화를 내실 건가요

If I thought of joining you? 당신과 함께 한다면?


Gloomy Sunday 우울한 일요일입니다


Gloomy is Sunday, 일요일은 우울합니다

With shadows I spend it all 그림자와 함께 모든 것을 보냅니다

My heart and I 마음과

Have decided to end it all 모든 것을 끝내기로 결정했습니다

Soon there'll be candles 양초가 등장할 것입니다

And prayers that are sad I know 슬픈 기도는 나도 알고 있습니다

Let them not weep 울지 않게 해 주세요

Let them know that I'm glad to go 기꺼이 가겠다고 알립니다

Death is no dream 죽음은 꿈이 아닙니다

For in death I'm caressing you 죽음을 위해 나는 당신을 애무합니다

With the last breath of my soul 영혼의 마지막 숨결과 함께

I'll be blessing you 당신을 축복합니다

Gloomy Sunday 우울한 일요일입니다


음악이 발표된 후 10여 년 동안 자살률이 급등하게 되자 헝가리 당국은 모든 미디어에서 방송을 금지했다. 2차 세계대전 중 영국의 BBC 방송 역시 빌리 홀리데이의 이 노래를 방송 금지했었다.


200여 명의 자살자를 만들어낸 이 노래의 얘기는 전쟁이 끝나자 점차 사람들에게 잊혀 갔고 노래의 인기도 점점 시들해져 갔다.


그리고 전쟁 후의 우울증을 벗어나지 못한 작곡자 레조 세레스(Rezső Seress)는 1968년 1월 11일, 추운 겨울날 부다페스트의 아파트 창문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의 죽음은 아내와의 이혼, 공산국가 헝가리에서 금지된 자신의 음악 등의 문제가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아파트의 발코니에서 떨어진 그는 여러 개의 뼈가 부러졌지만 즉사하지는 않았다. 입원 며칠 후 깁스를 지탱하는 와이어를 사용하여 목을 졸라 자살했다)

2-1_Gloomy+Sunday+Rezso+suicide.jpg 레조 세레스의 죽음을 알리는 기사
2-2_Seress-Rezso.jpg 부다페스트 유대인 묘지에 있는 레죄 세례 시흐 무덤


세월이 흘러 1988년 글루미 선데이의 가사를 바탕으로 독일의 작가 니크 바르코프(Nick Barkow)가 같은 제목의 소설을 출간했고, 다시 10년이 지나 1999년 독일의 영화감독 롤프 슈벨(Rolf Schübel)에 의해 독일과 헝가리 합작으로 영화가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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