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자전거의 의미
영화 <북경 자전거>에서 고원원의 역할을 그리 많은 분량도 아니고 연기력 자체도 그냥 그저 그런 정도의 발연기를 보여주었기 때문에 특별하게 느낀 점은 없었다.
하지만,
영화에서 대사를 치는 그녀의 발음은 완벽한 북경화였다. 알아보니 진짜로 베이징 출신이었다.
와우! 중국 영화계에서 진정한 베이징 출신의 영화배우는 드물기 짝이 없다. 중국에서 가장 좋은 영화대학이 베이징에 있기 때문에 이 대학 출신들은 많지만 오리지널 베이징 출생의 배우는 정말 드물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억에 남은 어린 고원원이었다.
영화가 상영허가를 받지 못한 이유는 간단하다. 중국 당국은 중국의 수치를 드러내는 그 어떤 것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관계자는 이렇게 이유를 설명했다.
“다가오는 2008년 올림픽도 개최되는데…”
영화에 등장하는 시골에서 상경한 ‘구웨이’의 비참한 삶과 이에 못지않은 베이징 토박이 ‘지안’의 골목 안 빈민가의 삶은 중국이 드러내고 싶지 않은 모습이라는 것은 영화를 본 사람은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이 그대로인데… 쩝!
영화의 첫 개봉은 2001년 2월 17일 베를린에서 거행된 영화제에서 이루어졌다. 이 역시 중국의 입장에서 보면 불법 참가였다. 아래 사진은 영화제 참석 당시의 모습이다. 주연급 배우 3명과 감독이 모두 참석했다.
아래의 짧은 1분 48초 유튜브 영상을 보면 여태까지 내가 쓴 글을 금방 이해할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pHgZgFBfJ0
이런 영화에 투자할 중국의 간 큰 투자자가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독일과 타이완의 투자를 받아들여 공식적으로 중국 타이완 합작 영화로 소개되고 있지만 영화의 소유권은 엄연히 베이징영화제작소의 것이다.
왜냐하면 감독(왕샤오쓰, 王小帅)이나 영화에 필요한 모든 장비와 인원들이 베이징 영화제작소 소속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왕샤오쓰 감독은 이 영화 하나로 중국의 6세대 감독으로 입지를 굳히게 되었다.
위의 유튜브 영상은 매우 짧은 영상이지만, 그리고 누구나 아는 얘기지만 베이징은 사람도 많고 또 자전거도 많은 곳이라는 것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짐작건대 영화를 찍을 무렵 2000년경에는 자전거 숫자가 900만 대 정도 되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당시의 도시 인구가 그 정도 숫자이니까…
지금의 베이징 도시 인구는 2천만 명이다. 그렇지만 자전거 숫자는 엄청 많이 줄었다. 자전거 대신에 전기 모터사이클로 대체되었기 때문이다. (700만 대 이상이라고 한다)
아쉽지만 영화의 후반부 클라이맥스에 이르면 고원원의 모습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녀가 ‘지안’을 떠나 새로 사귄 남자 친구와 어떻게 되었는지 영화는 알려주지 않고 끝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에 대한 나의 기억도 점점 희미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