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가마
<붉은 수수밭>은
1. 장이머우(張藝謨) 감독과 배우 궁리(巩俐)의 첫 데뷔 작품이다
2. 중국 영화로서는 처음 해외 영화제(베를린 영화제)에서 작품상(황금곰상)을 받았다.
3. 원작자 모엔(莫言, 본명: 管謨業)은 중국인 처음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2012년)
4. 죽기 전에 봐야 할 영화 100선에 꼽힌 유일한 중국 본토 제작 영화이다.
5. 해방 이후 한국에 처음 소개된 중국 본토의 상업 영화이다.(1989년 9월 9일 피카디리 극장)
1987년 제작되어,
당시로서는 어마무지하게 화제를 일으킨 <붉은 수수밭>은 중국 영화계는 물론 중국 전체를 떠들썩하게 흔들었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공교롭게도 앞서 소개한 영화 <색, 계>와 같은 시점인 1939년이다. 하지만 영화 <색, 계>가 중국의 대도시 홍콩, 상하이를 무대로 했다면 이 영화의 무대는 한국과 가까운 산둥 성(山東省)의 시골 마을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영화 <색, 계>가 도회지의 지식층, 상류 지도층 사람들의 얘기였다면 <붉은 수수밭>은 산둥 성의 까오미(高密)라는 곳에서 혼란의 시절에 이름도 없이 사라져 간 민초들이 주인공이다.
중문 제목이 홍까오량(红高粱 )인 영화는 시골 처녀 구순(九儿, 지우알, 아홉 번째 아이라는 뜻, 궁리)이가 가마를 타고 시집가면서 시작된다. (현재 영화 전편이 유튜브에 무료 공개되어 있다)
상의를 탈의한 대머리 가마꾼들이 황토 먼지를 일으키며 가마를 흔들며 노래하는 이 첫 장면은 다시 보아도 재미있다.
구순이는 얼굴을 가리는 홍포를 뒤집어 쓴 채 붉은 신부 옷을 입고 가마에 얌전하게 앉아 있다가 가마꾼들이 가마를 흔들어대자 자신의 성격을 드러낸다.
원래 가마 타고 시집가는 처녀는 홍포를 절대 벗으면 안 되고 또 가마가 흔들리더라도 신부의 발이 가마 밖으로 나오면 안 되지만 이런 금기 사항을 단번에 무시해 버린는 것이다.
영화 속 구순이의 나이는 18세이다. 당시 이 역할을 맡은 궁리도 같은 나이였다. 대학 2학년 때 캐스팅되어 출연했지만 그녀의 모습은 의외로 성숙해 보인다. 아마도 큰 키와 볼륨 있는 몸매가 그렇게 느끼게 하는 것 같다.
원작에는 시골 마을이 산둥 성 까오미(高密) 마을이라고 소개하고 있지만 영화는 배경이 어디인지 소개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가마꾼들이 부르는 노래로 배경을 짐작해 볼 수 있다. 그들이 부르는 노래는 싼시 성(陕西省 섬서 성) 북부의 민요 颠轿歌(전교가, 가마를 뒤집는 노래)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화에서 처럼 황토가 풀풀 날리는 지역은 싼시 성에 있지만 산둥 성에는 이런 곳이 없다. 이곳의 노래를 영화에 삽입한 이유는 아마도 감독의 고향이 이곳이기 때문인 것 같다.
실제 颠轿歌 노래의 가사는 영화에서 부르는 노래가사와 판이하게 다르다. 아마도 감독이 영화의 내용에 맞게 개사한 것 같다.
아무튼 이 영화의 지역적 배경은 싼시 성이지만 줄거리의 배경은 원작에 맞추어 산둥 성의 사건으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첫 시작 부분에서 가마꾼들의 대사 중에 자주 나오는 말이 있다. "장궤이"라는 말이다. 우리는 흔히 '장꿰'라고 하면서 중국인들을 비하할 때 쓰는 말로 알고 있다. 상식 공부하는 셈 치고 이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면,
한자로 쓰면 掌櫃인데 그 뜻은 '궤짝을 손안에 두고 있다'이다. 그래서 '가게의 주인'이라는 의미도 있고 '돈 많은 사람'이라는 의미도 있는 말이다.
영화의 실제 촬영지는 중국의 서북쪽 링씨아 쩐베이보(宁夏 镇北堡)라는 곳이다. 한국에서 상영된 무협영화 <동사서독>, <신용문객잔> 등의 영화도 이곳에서 로케이션 했다.
황토 고원의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는 이곳은 영화 촬영을 위해 많은 세트장을 건설해 놓았다. 공식 명칭은 镇北堡西部影城이다. 중국의 작가 張賢亮(장현량, 장시엔량)이 설립한 개인 소유이고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