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때 늦은 후회
법원에서 조사가 나오고 법원 직원의 권고에 따라 치우쥐의 남편 칭라이는 병원으로 가서 검사를 받는다. 동행했던 치우쥐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검사 결과를 보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며칠 후, 구정을 맞이하여 마을에는 잔치가 벌어지고 이날 밤 치우쥐는 산통을 느낀다. 다급해진 칭라이는 촌장을 찾아가 도움을 청한다.
촌장은 처음에는 거절하지만 생명이 위독하다는 말을 듣고 마을 사람들을 동원하여 치우쥐를 들것에 태우고 밤길 수십 리 길을 걸어 병원으로 데려간다.
치우쥐는 무사히 아들을 낳고 이어서 보름이 되자 마을 사람들을 초청하여 잔치를 벌인다. 보름 행사와 곁들인 치우쥐 집안의 득남 파티였기 때문에 유독 많은 사람들이 모여 떠들썩하다.
잔치가 진행되던 중에 이 공안이 찾아와 병원의 검사 결과가 나왔는데 칭라이는 갈비뼈 손상이 있었다고 하고 이로 인해 촌장이 관계 법률에 의해 15일 구류 조치를 당해야 하기 때문에 공안이 데리고 갔다고 알려준다.
지난 일들을 과거사로 돌리고 촌장과 화해했던 치우쥐는 황급하게 마을 어귀로 달려가 촌장을 태운 공안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길을 떠나는 모습을 안타깝게 쳐다본다.
클로즈업되는 치우쥐의 멍한 얼굴은 허탈감으로 가득 차 있다. 그녀가 주장하던 그녀의 슈어파(說法 설법)는 그게 아니었다. 그렇다고 촌장이 치우쥐에게 그사과하는 장면도 없다. 그렇게 영화는 허무하게 끝나 버린다.
장이머우는 무엇을 얘기하고 싶었을까?
마을의 작은 사건은 법치와 인간의 도덕적 관념이 충돌하는 모습으로 그려지지만 법이 등장하는 순간 치우쥐의 슈어파는 설 자리를 잃었다. 그렇다면 전통 관습, 그리고 도덕적 가치와 충돌하는 법적 가치가 주는 사회적 효과는 어떤 것으로 이해해야 할까?
영화에서 유일하게 느껴지는 악인은 촌장이지만 사실 촌장이라는 캐릭터도 다른 시각에서 보면 전혀 나쁜 사람이 아니다. 그는 당시의 농촌 남자로서, 그리고 마을을 대표하는 지도자로서 자신의 권위를 지키는 전형적인 인물상이기 때문이다.
궁리의 결혼은 2012년에 파경을 맞았다.
황화상과의 결혼으로 싱가포르 국적을 취득하여 많은 중국인들의 비난을 받았지만 (그전까지 궁리는 우리나라의 국회의원 신분인 인민대표회의 의원이었다) 그 결혼은 중국과 싱가포르라는 거리를 메울 정도의 사랑은 아니었던 것 같다.
궁리의 결혼으로 혼자가 되었던 장이머우는 1999년 결혼을 했다. 상대는 나이차가 무려 31살이 되는 천팅(陈婷 진정)이라는 무명 배우였다. 장이머우의 나이 이미 50세였고 그녀의 나이는 19세였다.
2014년 장이머우와 궁리는 9년 만에 다시 만나 함께 <5일의 마중, 歸來>이라는 제목의 영화를 찍는다.
제작발표회 날에 함께 자리한 두 사람은 마치 친한 친구를 만난 것처럼 보였다. 영화는 치매를 앓고 있는 여인이 남편을 알아보지 못하고 남편과 함께 기억에서 잊지 못하는 남편을 기다린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이날, 또 한 사람의 귀인이 두 사람을 찾아와 인사를 했다.
장이머우의 첫째 딸 장모우(張末)였다. 과거 아버지가 자신과 엄마를 버린 것은 궁리 때문이라며 궁리를 한없이 원망했던 장모우가 궁리를 찾아와 인사를 하는 순간, 궁리는 장모우를 부둥켜안았고 두 여자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했다.
영화는 산시성 롱현 석요하촌(隴縣 石尧河)에서 촬영했다. 영화가 개봉되고 크게 히트를 치자 이곳으로 관광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장삿속이 밝은 현지의 지방 정부는 이곳을 본격적으로 관광지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치우쥐의 집은 이렇게 바뀌고...
치우쥐가 살던 석요하촌의 동네 이름은 아예 치우쥐산장(秋菊山庄)으로 간판을 달았다.
그리고 치우쥐가 손수레를 끌고 가던 길은 이렇게 현대화되었다.
참으로 대단한 중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