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카지노 로얄>의 숨겨진 이야기

7. 고문

by 발길 가는대로

르쉬프에게 끌려간 본드와 베스퍼는 분리 감금되고 나체로 의자에 묶인 본드는 고문을 당한다. (굳이 나체가 아니더라도 고문의 효과는 차이가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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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고문 방법은 네덜란드 스크래칭(Dutch Scratching)이라고 한다. 고통의 정도는 르쉬프가 설명하는 그대로이다. 고환을 때리는 방법 외에 고환 아래에 (물론 구멍이 뚫린 의자에 앉히고) 화롯불을 넣어두는 방법도 있다. (원작에서는 카펫 먼지떨이로 때린다)


본드와 베스퍼가 르쉬프 일당에게 끌려가 감금되고 고문을 당하는 곳은 몬테네그로에 있는 해안가 마을 페트로바츠(Петровац)의 낡은 바지선이다.


그리고 르쉬프는 베스퍼의 생명을 담보로 본드를 협박하지만 갑자기 나타난 Mr 화이트에게 총격을 받고 숨진다.


그리고 이 장면의 촬영을 위해 실제로 크레이그가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의자의 구멍 뚫린 곳에는 투명한 파이버 그라스(fibreglass screen)를 부착시켰다.


본드는 어느 호수가 병원에서 깨어나고 그의 곁에는 매티스가 있다. 하지만 매티스는 갑자기 등장한 M의 부하들에게 끌려가고 본드의 곁에는 베스퍼가 남아 지극한 간호를 하며 두 사람의 사랑이 깊어진다.


위의 영상에서 두 사람의 대화 장면을 많이 삽입한 이유는 이들이 대화가 향후 전개에 많은 복선을 던져주고 있고, 또 베스퍼의 표정 변화를 유심히 봐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 본드가 깨어나는 곳이 어디인지를 알려주는 얘기는 없다. 스위스 은행가의 출연으로 카지노와 멀지 않은 장소인 것 같지만 이 장면을 촬영한 곳은 몬테네그로 근처가 아니다.


요양소처럼 느껴지는 이곳은 이탈리아의 북부 코모 호수 서쪽에 있는 렌노(Lenno) 마을의 Villa del Balbianello이다. 참! 이곳은 ‘스타 워즈 에피소드 2 클론의 습격’에서도 등장했던 곳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eVLHPvEkRd4

매티스가 M이 보낸 요원들에게 끌려가고 아니킨이 아름다운 나부의 여왕 파드메(물론 ‘레옹’의 마틸다에서 보여주던 귀여움과는 차이가 있지만)와 키스를 하는 것처럼 본드는 이곳에서 처음으로 가슴을 열고 베스퍼와 사랑을 나눈다.


그리고 영화에서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Mr. 화이트는 ‘왜 둘을 살려줬을까?’… 이 의문과 함께 영화는 클라이맥스를 향해 달려간다.


덴마크의 배우 Jesper Christensen이 맡은 Mr. 화이트의 존재는 여기에서 전부 밝힐 수는 없다. 왜냐하면 그의 존재는 ‘퀀텀 오브 솔러스’(2008년), ‘스펙터’(2015년)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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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드는 요트를 타고 베스퍼와 함께 베네치아로 이동한다. 몬테네그로에서 출발했다면 - 물론 바람의 세기에 영향을 받겠지만 적어도 20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거리이다.


두 사람이 타고 있는 요트는 영국 입스위치(Ipswich)에 있는 요트 제작 판매업체인 Spirit Yachts Ltd에서 제작한 ‘Spirit 54’ 모델이다. 이 회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아예 대놓고 이 모델의 이름을 ‘007 Yacht’라고 이름 붙여 팔고 있다.


영화 촬영에 동원되기 위해 이 요트는 처음에는 바하마로 갔다가 다시 크로아티아로 옮겨져 베네치아로 향했다. 아실는지 모르겠지만 베네치아 내항은 돌다리가 너무 많아 요트가 절대 들어갈 수 없게 되어 있다.


따라서 이 요트의 돛(마스트, Luff)의 높이가 54피트(16.5m)이기 때문에 총 10번을 분해 조립해야만 했다. 그리고 베네치아 역사상 300년 만에 처음으로 요트의 입항이 기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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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007 영화에 베네치아가 처음 나온 것은 아니다. 가장 처음 등장한 영화는 제2탄 ‘위기일발’(1963년, From Russia with Love, 한국은 1965년 개봉, 박정희 정권 시절인지라 영문 번역이…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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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제11탄 문레이커(1979년 Moonraker, 한국 개봉 1980년)에서도 소개되었다. 하지만 전작 2편은 거의 관광객 촬영 수준이었고 대대적인 영화 촬영 허가는 이 영화가 근 100년 만에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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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대의 요트 중고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현재 이 모델 (2006년형)의 시세는 826,812달러로 나와 있다. 제원에 비해 그렇게 비싼 가격이 아니다.


본드는 요트 위에서 이메일로 사직서를 제출한다. 그리고 화면이 바뀌어 요트는 서서히 속력을 줄이고 베니스의 내항으로 들어간다.


베스퍼는 즐거운 표정으로 손에 든 소니 디지털카메라(Sony Cyber-Shot DSC-T50)로 항구의 모습을 찍다가 애꾸눈 남자를 발견하고 뭔가 어두운 표정을 짓는다. 소니에서는 한정판까지 만들어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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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제임스 본드가 착용하고 있는 옷은 회색 선플 티셔츠와 퍼솔 선글라스를, 그리고 검은색 카디건과 카키색 치노를 입고 있다. (전부 PPL이다. 요트족들이 명품으로 꼽는 옷이니까)


전화 메시지를 보고 은행에 가는 베스퍼와 키스를 나누고 또 스위스의 은행원 멘델과 통화를 하는 장면을 촬영한 호텔은 베네치아의 중심 광장이 한눈에 들어오는 호텔에서 찍은 장면이 아니다.


베네치아에 가보면 아시겠지만 베네치아에는 이 정도 화려한 로비를 가진 호텔이 아예 없다. 있다고 하더라도 언제나 만 원이기 때문에 촬영 허가를 절대로 받을 수가 없다. 그래서 이 호텔 로비의 촬영 장소는 믿기지 않겠지만 프라하에 있는 체코 국립박물관 로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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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퍼가 남긴 핸드폰의 메시지는 게틀러(애꾸눈의 사나이, Adolph Gettler)가 보낸 30분 후에 만나자는 문자였다. (Meet in 30 minutes) 이를 추적하는 본드는 베스퍼가 납치를 당하자 결국 총격전을 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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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이 핸드폰의 모델은 Sony Ericsson K880i이다. 지금은 아예 존재 가치조차 없는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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