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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손에 쥐어지지 않는다

스쳐가는 소재도 손에 쥐어지지 않으므로 간략한 기록을.

by 이수연

며칠 전에 허무하게 3시간을 자고 깨버렸다. 쉽게 다시 잠들지 못할 것 같아서 지난주 내내 나를 사로잡았던 책의 몇 문장을 떠올렸다.

마음은 손에 쥐어지지 않는다.

좋아하고 싶다고 좋아지지도 않고 싫어하고 싶다고 싫어지지도 않는다.

감정은 그렇게 되는 일이 아니다.

그냥 그렇게 흘러가 버리는 마음들, 붙잡을 수 없는 물성.

대화를 나누는 사람이 하는 말보다 눈빛과 태도에서 우리가 더 많은 것을 알게 되는 것.

그런 것에 반응하고 영향받는 마음.

그런 게 뭐가 있을까?

우왕. 이거 내가 그리고 싶었던 스타일의 일러스트레이션으로 그림책 하나 만들면 좋겠는데...

(이렇게 나는 내년의 창작 그림책의 아이디어를 브런치에 저장하는 중.)



그리고 다행히도 다시 잠이 들었고 아이가 나오는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감정이 해소되는 꿈을 꾸었고, 그날은 모든 것이 다 예상치 못한 일들의 연속이었고, 저녁 하늘은 나처럼 상태가 이상했다.


이런 류의 책은 작가한테 꽂히면 한국에 들어온 그 사람 책을 다 찾아보는데 세 권을 구매했다. 우선 이것부터 차분하게 다 읽어보고 다시 생각을 정리해 보자.


투명한 물사이로 번져가는 감정과 마음들은 어디로 흘러가게 될까?

흘러가지 못한다고 해도 또 그 자체로 남아있는 것들은 어떠한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지 않을까?


체중은 그대 론데 걷는 다리가 내 다리 같지 않다. 왜 이렇게 가벼운 건가.

이런저런 생각들이 푸른 물과 함께 머릿속에 떠다니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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