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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불송치, 가능할까? 수사는 이미 시작됐습니다

by 이동간
심플하고 강렬한 카드뉴스 (36).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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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그냥 참고인이라는데, 혹시 불송치로 끝날 수 있을까요?"
"아직 체포는 안 됐는데, 이대로 괜찮을까요?"
이런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말은 참고인이지만, 수사는 시작됐고, 생각보다 훨씬 빨리 상황이 바뀝니다.
문제는 바로 그 '생각보다'라는 시간차입니다.


마약 사건의 가장 무서운 점은 ‘진짜 혐의 없음’이 아니라면, 누군가의 말 한마디나 휴대폰 속 단서 하나로 상황이 순식간에 바뀔 수 있다는 겁니다. 불송치, 그건 단순히 운이 좋아서 얻어지는 결정이 아닙니다.

저는 지금도 불송치 결정을 만들기 위해 각 사건마다 다르게 접근하고, 빠르게 상황을 정리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왜냐고요? 이건 속도전이니까요.


가장 합리적인 법률서비스가 필요한 이유, 바로 이런 대목에서 드러납니다. 대응은 체계적이어야 하고, 판단은 현실적이어야 하며, 반응은 즉각적이어야 합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이라면 분명히 그걸 직감하고 계실 겁니다. 지금은 고민할 때가 아니라 대응할 타이밍입니다.


불송치라는 단어에 매달리기 전에 먼저 확인해야 할 것들


불송치란 뭐냐고요? 말 그대로, 수사를 더는 진행하지 않겠다는 결정입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좋네, 안 잡히면 되는 거 아냐?" 싶을 수 있죠. 그런데 이 단어가 의미를 갖는 건 딱 하나, 제대로 싸웠을 때입니다.

경찰이 단순히 검출 결과만 보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의 말만 믿고 판단하는 것도 아닙니다. 진술, 메시지, CCTV, 송금내역, 지인 간 통화기록. 들여다보는 항목은 다양하고, 들여다보는 방식은 생각보다 집요합니다.

그럼 결국 뭐냐, 법적으로 다퉈야 한다는 겁니다. 증거가 모호하거나, 상황이 복잡할수록 ‘처벌 불가’라는 결론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말입니다.


어떤 경우엔 증거가 있더라도, 마약 사용이나 소지에 대한 ‘확정적인 고의’가 없었다는 점을 설계해 반격해야 하고요. 반대로 사용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면, 적어도 사회적으로 비난 가능성이 낮은 방향으로 사건을 유도해야 합니다.

결국 불송치라는 건, 법적 판단의 여지를 어떻게 조율했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결과입니다.
의도 없었다는 걸 강조하든, 증거 자체가 미흡하다는 점을 공략하든, 중심은 늘 대응에 있습니다.


사건이 작게 시작됐다고 끝도 작게 끝나진 않습니다


불송치를 목표로 한다면, 핵심은 바로 이겁니다. 처음에 대응 잘못하면 나중에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습니다. 이게 주장입니다. 그리고, 충분히 입증 가능합니다.

한 번은 이런 사건이 있었습니다. 공항에서 짐을 잘못 가져온 사람이 있었고, 그 가방 안에서 마약이 나왔죠. 처음에는 단순 소지 의혹이었습니다. 근데요, 이게 나중엔 운반 혐의로 바뀌었습니다. 왜냐? 진술 과정에서 “그날 친구가 급하게 가방을 바꿔달라고 했다”는 말이 나왔기 때문이죠.


이런 말, 무심코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수사기관은 바로 이 지점을 '공모 정황'으로 엮습니다. 그러면 이제 단순 소지가 아니라, 공모 → 운반 → 유통 의심으로 번지게 됩니다.

저는 그 사건에서 초기 대응을 수정하고, 통화기록과 입국 당시의 상황을 명확히 정리해 불송치로 마무리 지었습니다. 처음부터 적극적인 방어 전략을 갖고 있었다면, 조사 자체가 더 짧았을 수도 있었겠죠.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생길까요?
수사기관은 정보가 쌓일수록 사건을 키워가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반대로, 피의자 측은 대응을 못하면 계속 끌려갑니다. 이 비대칭 구조에서 이기려면, '먼저' 움직이는 수밖에 없습니다.

누군가가 “이거 그냥 참고인 조사예요”라고 말했다면, 그 순간부터 경계해야 합니다. 참고인은 곧 피의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게 현실입니다.


불송치는 기다리는 게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마약 사건은, 다른 사건보다 ‘시작’이 빠릅니다. 대신 끝은 느립니다.
혼자 판단하고, 혼자 안심하면, 혼자 책임지게 됩니다.

불송치를 원한다면, 그건 단순히 “나 마약 안 했는데요”로 얻어지는 결과가 아닙니다.
명확한 전략, 빠른 대응, 현실적인 감각. 이 셋이 함께 움직여야 가능한 일입니다.


저는 지금도 여러 사건에서 수사 초기부터 개입해 방향을 잡고 있습니다. 마약 사건은 흔히들 '돌발적'이라고 합니다. 맞습니다. 그래서 더 빨라야 합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다면, 이미 대응이 필요하다는 걸 느끼셨다는 뜻일 겁니다.

더 늦기 전에 연락 주십시오.
그게 불송치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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