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마약수사협조, 제대로 해야 감형도 가능합니다

by 이동간
심플하고 강렬한 카드뉴스 (8).png
Marceline Anderson.gif



마약 사건에 휘말린 분들이 가장 먼저 마주치는 단어가 바로 ‘수사 협조’입니다. 경찰은 쉽게 말합니다. “협조하면 형이 줄 수도 있다.” 그 말을 들은 순간, 많은 분들이 마음이 급해지죠. 이걸 잘만 하면 풀릴 수도 있겠구나.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 역시 그 지점에서 고민 중일 겁니다. 협조하면 유리할까? 어디까지 말해야 할까? 괜히 더 말해서 손해 보는 건 아닐까?


이런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지 못한 채, 막연하게 수사기관의 말만 믿고 진술을 이어가는 건 매우 위험합니다. 마약 사건에서의 협조는 단순한 ‘도움’이 아닙니다. 말 한 마디가 스스로를 구원하기도 하고, 반대로 덫이 되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 그 위험의 본질과 대응의 방향을 정확히 짚어드리겠습니다.


협조, 함부로 하면 되레 덫이 됩니다


많은 분들이 협조만 하면 다 해결될 거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경찰이나 검찰은 그렇게 말하니까요. 그런데 그게 진짜 ‘선처’로 이어지는 협조인지, 아니면 나를 더 깊게 파고드는 유도신문인지, 구분하지 못한 채 말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실제 사례를 보면, 단순 투약자로 수사 대상이 된 분이 “내가 받은 약은 ○○한테서 왔어요”라고 말합니다. 이 말 한마디로, 그는 단순 사용자에서 유통 경로를 인지한 자로, 더 나아가 조직의 일원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결국 수사기관은 그를 협조자가 아닌 공범으로 바라보게 되죠. 말이 길어지면 의심도 커집니다.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는 내용이 섞이면 진술의 신빙성이 흔들리고, 수사기관은 “진술이 오락가락한다”는 이유로 불리한 해석을 시작합니다.


협조는 그 자체로 양날의 검입니다. 그냥 ‘돕는 것’이 아닙니다. 수사기관이 원하는 방향에 맞춰 조심스럽게 선을 지켜야 하는 기술입니다. 그래서 저는 단언합니다. 협조는 무조건 필요하되, ‘계획 없는 협조는 절대 금물’입니다. 전략 없이 무턱대고 하는 협조는, 말이 많아질수록 함정이 깊어질 뿐입니다.


협조가 아니라, 전략적 방어 수단이어야 합니다


협조한다고 해서 무조건 감형이 되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협조하지 않는다고 모두 불이익을 받는 것도 아니죠. 결국 중요한 건 ‘어떻게’입니다. 협조를 통해 얻고자 하는 목적은 하나일 겁니다. 선처 혹은 감형. 그런데 그 목적을 이루려면, 단순히 정보를 주는 게 아니라 수사기관이 ‘이 사람은 수사를 도운 유의미한 인물’이라고 판단하게끔 유도해야 합니다.


그걸 위해선 진술의 범위, 수위, 타이밍을 세밀하게 조율해야 합니다. 너무 앞서 나가면 조작이나 과장으로 의심받고, 너무 소극적이면 ‘수사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감형의 실익이 사라집니다. 실제로 제가 변호한 사건 중에도, 피의자가 진심으로 협조하려 했지만 범위 조절을 못해 수사기관의 불신을 산 경우가 있었습니다. 결국 수사 진행 중 새로운 혐의까지 더해지며 상황은 더 악화됐고, 재판부는 그 협조 진술을 ‘형량 감경 요소’로 보지 않았습니다.


협조는 단지 ‘정직하게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이 처한 법적 위치를 정확히 인식하고, 그 위치에서 어떤 말을 해야 스스로에게 가장 유리할지를 따져야 하는 작업입니다. 바로 그 판단을 도와주는 것이 변호사의 역할입니다. 저는 수사 초기부터 어떤 내용까지 협조하는 게 감형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또 어디까지 말하면 오히려 해가 되는지를 사전에 설계합니다.


지금 결정하세요. 멈추지 말고, 혼자 하지 마세요


마약 사건은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됩니다. 하루만 지나도 진술의 타이밍이 늦어버리고, 일주일만 지나도 수사의 방향이 굳어집니다. 지금 이 순간, 수사기관의 말을 믿고 협조를 시작할지 말지를 고민하고 계시다면, 절대 혼자 결정하지 마십시오. 협조는 시작이 아니라 끝을 내기 위한 하나의 도구일 뿐입니다. 중요한 건 그것을 ‘어떻게 쓰느냐’입니다.


저 이동간은 수많은 마약 사건에서, 협조의 강도와 범위를 설계함으로써 실질적인 감형과 선처를 이끌어냈습니다. 진짜 협조는 말이 아니라 판단에서 시작됩니다. 판단은 경험이 만든 결과입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지금이 바로, 그 판단을 함께해야 할 때입니다. 고민은 짧게, 대응은 정확하게. 이제 움직이셔야 할 때입니다. 감사합니다.



Marceline Anderson.gif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마약유통 알바? 애초에 시작이 달랐던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