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이제는 스마트폰에 없는 사람이 드물죠. 대화가 사라지고 익명성이 보장된다고들 하니, 대마 같은 위험한 거래도 그 안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정말 거기까지는 안 걸릴 거라 생각하셨나요?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다면 아마 그렇지 않다는 걸, 어렴풋이 체감하셨을 겁니다.
검색창에 ‘텔레그램 대마 유통’을 적는 순간, 단순한 호기심보단 ‘혹시 내가’, ‘혹시 그 친구가’라는 불안이 앞섰겠죠. 단 한 번, 그게 전부인데도 왜 이렇게 사태가 커지냐고 묻고 싶으실 겁니다. 그런데요, 그 단 한 번이 수사기관 입장에선 ‘관여’의 시작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텔레그램이 숨겨주지 않습니다
많은 분들이 처음엔 단순 소비자라고 주장합니다. 그냥 한 번 샀을 뿐이고, 유통하거나 전달한 적은 없다고요. 그런데 그 대화 내역, 그 거래 금액, 그리고 텔레그램 안에서 오간 말들이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해석되기 시작하면 어떨까요. 예를 들어, 특정 닉네임이 반복적으로 주소를 묻는다거나, 송금 금액이 지나치게 크거나, 누군가에게 판매처를 안내해주는 내용이 있다면? 수사기관은 단순 사용자라 보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판단되면, 한 번의 구매도 유통 구조의 일환으로 해석될 여지가 생기죠. 여기서 중요한 건 하나입니다.
수사기관은 누가 대마를 ‘소비했는가’보다, ‘흐름을 이어갔는가’를 본다는 사실입니다. 왜냐. 그 흐름을 끊는 게 수사의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텔레그램 특성상, ‘조직적’이라는 느낌을 주기 쉽습니다. 초범이라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번뿐이었다”는 말, 설득력이 약합니다. 왜요? 대부분의 피의자가 똑같이 말하니까요.
초기 진술이 모든 걸 결정짓습니다
제가 직접 맡았던 사건 중에 이런 경우가 있었습니다. 의뢰인은 텔레그램으로 대마를 한 번 샀습니다. 그게 다였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구매 금액이 크고, 대화 내역에서 타인에게 정보를 공유한 흔적이 있다는 이유로 유통을 의심했죠. 여기서 우리가 한 일은 단순했습니다. 흐름을 반대로 읽었습니다. "정보를 줬을 뿐이고, 그 사람과 거래를 하거나 돈을 받은 정황은 없다." 대화 맥락을 통째로 재구성했고, ‘이득’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시켰습니다.
결과요? 기소유예를 이끌어냈습니다. 이건 단순히 운이 좋아서 된 일이 아닙니다. 수사기관의 관점이 어디에 놓이는지를 정확히 읽고, 그 부분을 먼저 선점했기 때문입니다. 왜 그렇게 해야 할까요? 초기 진술은 이후 수사 방향을 결정짓는 기준선이 되기 때문입니다. 처음에 “내가 그냥 사려고 했어요”라고 막연하게 말해버리면, 이후에 아무리 정정해도 ‘거래 관여자’라는 프레임을 벗기 힘들 수 있습니다.
마무리
텔레그램, 그 자체가 범죄는 아닙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오간 메시지 하나, 입금 이력 하나, 누군가에게 건넨 정보 하나가 ‘유통 고리’라는 이름을 얹게 만드는 건 순식간입니다. 그래서 미리 대응해야 합니다. 대충 넘기지 마십시오. 수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빠르고, 그보다 훨씬 무겁게 다가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지금’입니다. 더 늦기 전에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판단하셔야 합니다.
저는 이 분야에서 수사기관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실제 사건들을 통해 직접 대응해왔고, 어떤 흐름에서 어떤 판단이 내려지는지를 누구보다 현실적으로 경험해봤습니다. 혼자 고민하지 마십시오. 법적 관점에서 구조를 먼저 읽어야 해답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