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보고 계신다는 건 아마도 ‘기소유예’라는 말에 어떤 기대를 걸고 계신 거겠죠. 인터넷을 아무리 뒤져봐도 확신은 잘 안 서고, 주변에 물어봐도 “초범이면 뭐 괜찮지 않나?” 정도의 말밖에 못 들으셨을 테고요.
그렇다면 지금 마음속에 이런 생각이 들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내가 초범인데 설마 징역까지 가겠어?” 혹은 “기소유예라는 게 초범이면 자동으로 되는 거 아니야?”
바로 그 지점이 문제입니다. 왜냐면 그런 생각, 실제로 마약 사건을 다뤄본 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위험한 착각이거든요.
마약 사건은 형식적으로만 접근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단순히 전과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혹은 초범이라는 타이틀만으로 관대한 처분이 내려질 거라는 기대는 대단히 불안정한 기반 위에 선 믿음입니다.
왜 그런지 하나하나 말씀드리겠습니다. 근거 없는 낙관이 얼마나 큰 결과로 되돌아올 수 있는지, 지금부터 짚고 넘어가시죠.
기소유예는 조건이 아니라 ‘결과’입니다
많은 분들이 착각하십니다. 초범이면 기소유예, 마약 사용이 적으면 기소유예, 반성하고 있으면 기소유예.
그런데요, 그건 어디까지나 ‘가능성’입니다. 절대적인 기준이 아닙니다.
저는 주장합니다. 마약초범의 기소유예는 저절로 주어지는 게 아니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이 주장이 과연 타당한가요? 근거는 명확합니다. 실제 사건들 속에서 보이는 일관된 구조 때문입니다.
기소유예 처분이 나오는 사건들을 자세히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단순히 초범이기만 한 게 아닙니다.
수사 초기부터 ‘잘 설명된 동기’, ‘충분히 준비된 반성’, ‘구체적인 재범 방지 계획’ 이 세 가지가 거의 반드시 들어가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십시오. 수사기관이 그걸 먼저 알아서 찾아내 줄까요? 아니죠.
기소유예는 피의자의 사회적 배경, 범행의 경위, 향후 위험성, 재범 가능성, 피해 유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에 검찰이 판단하는 '종결 방식'입니다.
즉, 기소유예를 기대하려면 검찰이 그걸 “기소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할 수 있게 자료와 논리로 설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냥 반성문 하나 내고 끝낼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가족관계, 직업적 상황, 치료 여부, 주변 환경, 약물 사용 경로, 단절 의지, 그 모든 걸 구조화해서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를 바꿔야 가능한 결과입니다.
아직도 단순히 “초범이라서 괜찮을 거다”라고 생각하셨나요? 그 시선으로는 법이 절대 움직이지 않습니다.
초범이라고 가볍게 보면, 실형이 나옵니다
“기소유예 안되면 벌금이라도 나오겠지.”
많은 분들이 처음엔 이렇게 생각하시더군요. 그런데 실제로는 실형이 나오는 경우, 생각보다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 질문 앞에 서면, 사건의 디테일을 다시 보게 됩니다.
기소유예를 받으려면 그 사건이 사회적 해악성이 낮다고 평가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마약 사건에서 그런 평가가 나오는 경우는 드뭅니다.
심지어 단 1회 투약, 단 0.01g 소지라고 해도, ‘어떻게 구했는가’, ‘누가 함께 있었는가’, ‘앞으로의 위험이 있는가’ 이 세 가지 조건이 하나라도 문제로 보이면, 처벌은 피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마약 사건의 가장 큰 오해는 ‘피해자가 없으니 선처가 가능하다’는 착각입니다.
검찰과 법원은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마약류 범죄는 그 자체로 ‘사회 전체에 해를 끼치는 범죄’로 해석되기 때문입니다.
초범이어도 처벌 가능성은 여전히 살아있고, 기소유예는 어쩌다 보니 얻어지는 선물이 아닙니다.
물론 실형까지 가는 경우는 일정 조건이 있어야 하지만, 그 조건이라는 게 생각보다 흔하게 등장합니다.
유통 정황이 조금이라도 드러났다거나, 소지가 일정량을 넘겼다거나, 또는 단순 소지라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했을 때.
초범이라는 이름이 실형을 막아주지 못하는 건 바로 이런 때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법은 ‘판단’으로 움직이지, ‘기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기소유예를 기대하기 전에, 그 기대가 타당한지를 먼저 따져봐야 합니다.
그 판단은, 사건을 처음부터 다시 해석할 줄 아는 사람만이 제대로 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
마약초범기소유예, 검색창에 이 단어를 입력한 이유는 단 하나일 겁니다.
“이 상황, 처벌 없이 넘길 수 있을까?”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결국 _누가 사건을 어떻게 바라보는가_에 달려 있습니다.
초범이기 때문에 기소유예가 나오는 게 아닙니다. 초범이라도 기소유예가 가능하게 사건을 구성한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나온 겁니다.
당신이 지금 고민하고 있는 그 상황, 혼자서 감당하기엔 너무 많고, 너무 복잡합니다.
적절한 시기에 정확한 방향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결과는 걷잡을 수 없습니다.
기소유예를 원하시나요? 그럼 기소유예를 ‘기대’하지 마십시오. 설계하십시오.
그걸 제대로 해드릴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여기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