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사건을 다루다 보면 참 다양한 변명을 듣습니다.
“변호사님, 전 그냥 위치만 알려줬어요.”
그 말 속에 담긴 건, ‘마약을 직접 만지지 않았으니 괜찮을 것’이라는 기대죠.
하지만, 인터넷에서 ‘마약땅묻기’를 검색하는 순간부터 독자의 마음은 이미 복잡해집니다.
혹시 우리 가족 얘기일까?
내가 한 행동이 범죄에 해당하는 건 아닐까?
그리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 걸까?
그 질문의 무게를 가볍게 생각하면 안 됩니다.
마약 땅묻기는 신종 수법이 아닙니다. 다만, 추적 방식이 정교해졌을 뿐입니다.
그게 무슨 의미인지, 지금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땅에 묻었는데 왜 운반죄가 될까
마약을 봉투에 담아 땅속에 숨기고, 그 좌표를 전달하는 방식.
겉보기엔 단순해 보입니다. 사람끼리 만나지 않으니 안전하다고 생각하죠.
그러나 수사기관의 눈은 그리 단순하지 않습니다.
좌표를 남기는 순간, 그 경로가 기록됩니다.
통신, 위치 정보, 심지어 주변 CCTV까지 이어 붙이면 ‘누가 묻었는지’와 ‘누가 가져갔는지’는 금방 드러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손에 쥐었느냐가 아니라, 거래 구조 속에서 어떤 역할을 했느냐입니다.
실제로 땅에 묻는 행위는 ‘운반’ 또는 ‘교부’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마약류관리법상 운반·교부는 소지보다 훨씬 무겁게 처벌되며, 징역 1년 이상이 기본입니다.
“난 그냥 부탁받아서 했다”는 말은 법정에서 크게 힘을 쓰지 못합니다.
왜냐고요? 부탁이든 자발이든, 법은 결과를 봅니다.
마약이 유통 구조 안에서 이동했다면, 그 고리의 한 부분으로 간주됩니다.
억울함과 무혐의는 다릅니다
마약땅묻기 사건에서 피의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
“억울합니다. 저는 몰랐어요.”
그런데, 억울하다고 해서 무혐의가 되는 건 아닙니다.
무혐의가 되려면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객관적으로 입증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반복성이 없었다는 점, 마약을 직접 접촉한 증거가 없다는 점, 그리고 강요나 위협 같은 외부 압력이 있었다는 점.
이 모든 것을 사건 초기부터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제출해야만 합니다.
실제로, 경찰 수사 초기 대응이 제대로 이루어졌을 때 기소 자체를 막아낸 사례가 많습니다.
반대로, 시간이 지나 증거가 소실되거나 진술 방향이 어긋나면, 설령 억울하더라도 결과는 실형이 될 수 있습니다.
마약 사건은 ‘침묵이 금’이 아닙니다.
무조건 부인한다고 해서 빠져나갈 수 있는 구조가 아니죠.
대신, 정리된 입장과 근거를 타이밍에 맞춰 제시하는 것이 생사를 가릅니다.
마무리
마약땅묻기는 단순한 은어가 아닙니다.
그 안에는 치밀한 거래 구조와 그에 맞춘 수사 전략이 있습니다.
손에 안 들었다고 안심하셨다면, 지금 그 생각부터 바꾸셔야 합니다.
저는 수많은 마약 사건을 직접 부딪히며 다뤄왔습니다.
어떤 말이 불리하게 작용하는지, 어떤 사실이 선처로 연결되는지 알고 있습니다.
그 경험을 토대로, 이 상황을 정리하는 방법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시간은 많지 않습니다.
빠르게 움직여야 길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