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난히 많습니다.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복용했을 뿐인데, 어느 날 경찰로부터 출석 요구서를 받았다고요.
당연히 억울하겠죠. “의사한테 처방받고 복용했는데 내가 왜 피의자죠?”
그런데 이게, 수사기관의 입장에서 보면 전혀 다르게 해석됩니다.
문제는 ‘누가 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얼마나, 왜 복용했느냐에 있습니다.
의료용이라고 해서 면책되는 건 아닙니다.
오남용, 상습성, 의존성이 감지되면, 처방이 있어도 수사와 기소, 그리고 구속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의료용'이라는 말에 숨어 있는 허상이죠.
이 글을 보고 계신 분이라면 이미 사건의 기류를 느꼈을 겁니다.
지금부터 하나씩 말씀드리겠습니다.
Q. 의료용인데 왜 수사 대상이 되나요?
의료용이라고 해서 모두가 면책되진 않습니다.
이건 단순히 ‘의사가 준 약’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 약을 내가 어떻게 썼느냐’가 문제인 겁니다.
대표적으로 졸피뎀, 펜타닐, 모르핀, 메틸페니데이트 같은 약물들은
본래 강력한 효과를 지닌 만큼, 복용 방식이나 복용자의 상태에 따라 투약 목적이 달라졌다고 판단될 여지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의사의 지시와 다르게 용량을 조절하거나
복수의 병원에서 동시에 처방을 받거나
중단 지시를 무시하고 약을 계속 복용하거나
이런 정황이 하나라도 잡히면, 처방 여부는 중요하지 않게 됩니다.
이때 수사기관이 가장 먼저 보는 건 바로 **‘이 사람이 약을 치료 목적이 아닌 다른 용도로 복용했는가’**입니다.
문제가 복잡한 건, 이 판단이 객관적인 기준 없이 수사기관의 해석에 따라 이루어진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해석은 꽤 빠르게, 때로는 섣불리 이뤄집니다.
실제로 어떤 분은, 한 약물에 대한 중복처방 기록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서 확인됐다는 이유로 수사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처방이 있어도, 투약 형태나 패턴이 비정상적으로 보이면, 그건 곧 형사사건으로 번지는 신호탄이 됩니다.
요컨대, ‘의사에게 처방받았다’는 말은 변명이 되지 못합니다.
처방이 있더라도, 수사기관은 이미 ‘약물 의존 가능성’ 혹은 ‘오남용 정황’이라는 프레임 안에서 당신을 보고 있기 때문이죠.
Q. 그러면 의료용 약물도 구속까지 될 수 있습니까?
가능합니다. 실제 사례도 많습니다.
누군가는 ‘단순 복용이니까 불구속이지 않을까’ 하고 안심했지만,
실제로는 복용 형태가 반복적이고, 복수의 병원을 오가며 중복 처방을 받았다는 이유로 영장이 청구된 경우도 존재합니다.
여기서 제가 강조하고 싶은 건 하나입니다.
초기 대응이 느려지면, 구속까지 갈 수 있다는 사실.
한 의뢰인의 경우, 졸피뎀과 펜타닐 패치를 장기 복용해오던 분이었습니다.
병원에서 수년간 꾸준히 진료를 받아왔고, 치료 목적이 명확했죠.
하지만 어느 시점부터는 복용량이 늘었고, 그게 다른 병원 기록과 함께 ‘의존적 복용’으로 해석됐습니다.
게다가 건강보험 데이터에서 중복처방 정황까지 나오면서,
수사기관은 이 사건을 단순한 의료 목적이 아니라 ‘마약류 오남용 사건’으로 보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때 제가 한 일은 단순히 서류를 제출한 게 아닙니다.
그동안의 정신과 진료 기록,
약물 중단 시도 이력,
복약지도 내용,
의사의 소견서
이런 자료들을 모두 빠르게 정리했고, 그 맥락을 설득력 있게 연결해 사건의 본질을 ‘오남용’이 아닌 ‘치료 과정의 일탈’로 재구성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사건은 기소유예로 마무리됐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무엇이었을까요?
단순히 자료가 많아서가 아닙니다.
어디에 초점을 맞추느냐, 어떤 타이밍에 대응하느냐, 그리고 그 구조를 어떻게 설계하느냐.
그게 결과를 갈랐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건은, 이 타이밍을 놓쳐서 걷잡을 수 없이 커집니다.
마무리
의료용마약이라고 해서 모두 괜찮은 건 아닙니다.
법은 ‘의사의 처방이 있었는가’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약물을 이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 사용했는가’를 봅니다.
그리고 그 해석은 의외로 냉정하고, 빠릅니다.
어쩌면 지금 당신이 들고 있는 약봉투 하나가,
당신을 마약사범으로 바꿔버릴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이런 상황에선 선택지가 많지 않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사건의 방향은 한 번 정해진 프레임을 향해 달리게 됩니다.
지금 불안하고 혼란스럽다면, 그 자체로 이미 뭔가 흐름이 시작되었다는 뜻입니다.
말 한마디, 제출한 기록 한 줄이 중요한 시점이라면,
그 결정은 전문가가 설계해야 합니다.
지금이 그 타이밍입니다.
혼자 끌고 가지 마십시오.
한 통의 연락이, 사건의 크기를 바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