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그냥 심부름만 했어요.”
마약 사건 초기 상담에서 가장 자주 듣는 말입니다. 처음엔 단순한 부탁이라 생각했겠죠. 친구나 지인이 급하게 부탁해서, 내용도 모르고 봉투 하나 전달했을 뿐이라고요. 하지만 경찰은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전달의 대가가 있었는지, 포장이나 전달 방식이 비정상적이었는지를 보고 ‘조직적 운반’의 가능성을 먼저 의심합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 대부분은 아마 지금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겁니다.
“정말 몰랐는데, 이게 구속까지 될 일인가요?”
그 불안함은 당연합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마약사건에서는 “몰랐어요”라는 말이 방패가 되지 않습니다. 법은 ‘의도’보다 ‘행위’를 먼저 보거든요.
그래서 오늘 말씀드릴 주제는 단순합니다.
왜 ‘단순 전달’이 구속으로 이어지고, 어떻게 그 구속을 피할 수 있는가.
이 두 가지를 중심으로,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Q1. 단순한 전달이 왜 구속까지 이어지는 걸까?
많은 분들이 “내가 마약을 직접 본 적도 없는데 왜 구속되죠?” 하고 물으십니다. 그 의문은 너무나 당연하지만, 법의 관점에선 다릅니다. ‘전달’이란 행위 자체가 이미 유통 과정의 일부로 평가되기 때문입니다. 마약 실물을 만지지 않았더라도, 그 이동을 도왔다는 정황이 입증되면 운반 공범으로 엮일 수 있습니다.
그럼 수사기관은 어떤 걸 근거로 삼을까요?
단순히 물리적인 증거만 보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휴대폰 메시지, 송금 내역, 위치 정보 같은 디지털 흔적이 훨씬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예컨대 “지금 여기 두고 가세요”라는 문장 하나로도 ‘던지기 수법’으로 인식돼 조직적 운반에 가담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 한 문장이 구속영장 청구의 근거가 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정말 아무것도 몰랐던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기서 필요한 건 말이 아니라 증거의 방향을 바꾸는 것입니다. “몰랐다”는 주장은 누구나 하지만, “몰랐다는 정황”은 준비한 사람만 입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달 전후의 대화 내용이 단순 심부름 수준이었는지, 금전 거래가 없었는지, 물품을 확인할 여지가 전혀 없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겁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건 이것입니다.
‘몰랐습니다’가 아니라, ‘몰랐다는 게 합리적으로 보이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
수사는 감정이 아니라 구조의 싸움입니다.
그 구조를 짜는 역할, 바로 변호사가 해야 할 일입니다.
Q2. 구속을 피하려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
마약 전달책 혐의에서 구속을 막는 기준은 명확합니다.
‘도주 우려가 있는가’, 그리고 ‘증거 인멸의 가능성이 있는가.’
이 두 축입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여기서 착각을 합니다. “나는 도망갈 생각이 없는데요.” 하지만 그건 본인의 마음이고, 법원은 ‘객관적 상황’을 봅니다. 일정한 직업이 있는지, 가족과의 관계가 안정적인지, 거주지가 고정되어 있는지, 이런 요소들이 모여 도주 가능성을 판단합니다.
그래서 초기 단계에서 변호인이 해야 할 일은 명확합니다.
피의자의 생활 기반을 기록으로 남기고, 협조적 태도를 보여주는 겁니다.
경찰 조사 때 “몰랐다”는 말을 반복하는 것보다, 일상적 근거를 보여주는 문서 하나가 훨씬 더 설득력 있게 작용합니다. 반성문, 가족 탄원서, 근무 확인서, 진료 기록 등은 단순히 형식적인 자료가 아니라 ‘구속 사유가 약하다’는 논리를 만드는 증거가 됩니다.
실제 사건 중 한 사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의뢰인 B씨는 지인의 부탁으로 소포를 대신 전달했습니다. 단순 택배 심부름이라 생각했죠. 그런데 그 안에서 필로폰이 나왔습니다. 수사 초기엔 긴급체포까지 되었지만, 변호인으로 선임된 후 즉시 심부름의 경위, 지인과의 관계, 거래 내역 부재를 근거로 제출했습니다. 동시에 B씨의 직장 재직증명서와 가족 탄원서를 함께 냈습니다. 결과는 구속영장 기각, 불구속 수사 후 기소유예로 종결됐습니다.
이 사례가 말해주는 건 단 하나입니다.
‘진술보다 기록이, 해명보다 구조가 중요하다’는 것.
변호사가 개입하는 시점이 하루 늦어도, 이미 경찰의 보고서에는 ‘운반 정황 있음’이라는 문장이 추가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그 한 줄이 구속의 근거가 되죠.
그래서 저는 항상 말합니다. “설명은 나중에 해도 됩니다. 하지만 대응은 지금 바로 시작해야 합니다.”
마무리
마약 전달책 사건은 대개 이렇게 시작됩니다.
“그냥 부탁이라서 했어요.”
그 한마디로 시작된 일이, 구속과 실형으로 이어지는 걸 수없이 봤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초기에 대응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수사기관은 이미 **‘전달이 곧 유통’**이라고 전제한 채 움직이니까요.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이미 수사기관의 시야 안에 들어와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변호사 조력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입니다. 단순한 심부름이 조직적 운반으로 둔갑하는 순간, 그걸 되돌릴 수 있는 건 오직 초기에 세운 전략뿐입니다.
저, 법무법인 테헤란 이동간 변호사는 마약 전달책, 운반책, 보관책 사건을 수없이 직접 맡아왔습니다. 구속을 피하는 건 운이 아니라 구조입니다. 지금의 1시간이, 구속과 불구속을 가르는 분기점이 됩니다.
당신이 진짜 몰랐다면, 그 사실을 증거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게 바로 변호사가 존재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