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에 사장님이 40대에 회사원이 되었다.-21

날마다 축제

by 청비

대학가 호프집의 분위기는 늘 축제 같았다.

"마셔라! 마셔라! 마셔라! 술이 들어간다~~ 쭈욱 ~쭉 쭉! 쭈욱~ 쭉 쭉!"

시장통에서 채소가게를 운영하던 나에게 젊은 학생들의 텐션은 낯설었다. 대부분의 사사로운 문제들은 시간이 해결해 준다고 했던가?

시간이 흐를수록 활기 넘치는 분위기가 점점 익숙해졌다. 오히려 시험기간의 조용한 시간들이 낯설고 허전했다.

그때의 나는 30대 초반이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00 학번 000입니다."

심심치 않게 소개팅에서 자신을 소개하는 멘트도 들려왔다.

그럴 때 난 어쩔 수 없는 식상한 말을 중얼거렸다.

"좋을~~ 때다."

함께 있던 아르바이트 학생들은 나를 바라보며 웃었지만, 내 마음을 공감하진 못했을 것이다.


어느 날 점잖은 신사 두 분이 찾아왔다. 수트 차림으로 서류 가방을 든 분위기가 차분했다.

활기가 넘치다 못해 시끄러운 이곳과는 이질감이 느껴졌다.

"어서 오세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맞이했지만, 두 분의 분위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곳이라 내심 걱정했다.

"손님,학생들이 많아서 많이 시끄러워요. 괜찮으시겠어요?"

테이블에 앉아 주문을 하고, 시끄러운 분위기 탓에 그들의 시간에 방해가 된다면 그것 또한 미안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처음엔 일반 손님들에게 이곳의 분위기에 대해 고지를 하지 않았다.

그러자, 시끄럽다는 항의가 들어왔고 난처했다.


대학가 호프집의 주 고객은 대학생들이다. 동기들 또는 선후배들과 신나게 즐기다 보면 자연스럽게 시끌벅적해진다. 그들에게 일일이 찾아가 조용히 해 달라는 것 또한 못할 짓이었다.

이러한 점들이 딜레마에 빠지게 만들었다.

차라리 한손에 쥔 떡을 포기하는 게 현명하다고 생각했다.

양손에 쥔 떡을 모두 먹겠다는 건 지나친 욕심이었다.

지나친 욕심으로 인한 과식은 분명 배탈을 불러 일으킨다.

나만의 방식으로 딜레마에 대한 대처를 해나갔다.


"아 그래요? 대학가 술집 분위기가 다 그렇죠. 그래도 먼저 고지를 해주시니 손님들에게 참고는 되겠네요."

"저희는 학생들을 만나러 왔어요."

알고 보니 교양 과목 교수님들이셨다.

교수님들은 제자들의 테이블에 동석을 한 뒤 한 시간 가량 대화를 나누었다. 그들의 대화는 웃음이 뒤섞여 유쾌하게 들렸다.

여전히 옆 테이블에서는 게임을 하거나, 폭탄주를 제조하면서 소란스러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그렇게 그들은 한 공간에서 한데 어우러졌다.

일반인들이라고 해서 대학가 호프집의 분위기를 싫어할 거라는 편견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대학가 호프집, 여전히 활기가 넘친다.

젊은 혈기가 몽글몽글 피어오르고, 숨길 수 없는 커다란 웃음들이 둥둥 떠다닌다.

이것 저것 재지 않는 날것들의 공간, 그 곳에 서 있다.

나는 대부분의 날들을 축제 현장에 머물렀고, 오랜 시간이 흘러도 가끔 그 시간들 속으로 젖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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