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라는 큰 테두리 안에
우리는 무수히 많은 인간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가족, 친구, 애인, 회사동료......
그들과 같은 시대, 같은 공간을 살아가면서
한 번쯤은 트러블을 겪어봤을 것이다.
아무리 성격이 털털하고 무던한 사람이라도
수많은 상황 앞에 단 한 번도 트러블이 없었다고 단언하지
못할 것이다.
서로 간에 견해 차이로
우리는 수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며 증오라는 씨앗을 심는다.
내성적이고 참는 성격의 소유자는
증오의 씨앗을 심고 물을 뿌리고 나무를 키우며
살아간다.
화병의 근원은 속으로 꾹꾹 눌러 담는 성격 탓이라고 본다.
외향적이고 화를 삭이지 못하는 성격의 소유자는
감정을 표출하기 때문에
속에 쌓이는 스트레스가 덜하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에
인간관계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문제를
나는
‘호르몬 전쟁’이라고 말하고 싶다.
각자 몸속에 그리고 내면의 세계 속에
다른 호르몬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호르몬의 사전적 의미는
[우리 몸의 한 부분에서 분비되어 혈액을 타고 표적기관으로 이동하는 일종의 화학물질] 이다.
남성 호르몬이니 여성 호르몬이니
그런 말들은 흔히 들어봤을 것이다.
호르몬은 신체의 발달과 성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나는 감히
사람마다 내면의 세계 속에 다른 호르몬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신체적인 호르몬 수치처럼 내면의 세계에도
호르몬 수치가 내재되어 있지 않을까?
그래서 때로는
누군가의 행동이 납득이 안 되고
정신적인 교류가 불가능하고
소통이 불가한 경우가 발생하는 게 아닐까?
많은 시간의 대화와 설득에도 불구하고
서로 간에 타협점을 발견할 수 없다면.
어쩔 수 없는 호르몬의 차이이기 때문에
더 이상 애쓰지 말자고 말하고 싶다.
우리는 하루하루 호르몬 전쟁을 겪고 있다.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매 순간순간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어느 날
그녀가 말했다.
나는 배려라고 생각하고 잘해줬는데
상대는 전혀 그런 마음을 모른다고.
오히려 상대방은 그런 마음을 다른 면으로 받아들인다고.
그래서 힘들고 지친다고.
나는 그녀에게 말했다.
더 이상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그만 하면 잘했고, 할 만큼 한 거라고.
나는 상대방에게 마음을 이만큼 주었는데,
상대방이 아니라고 한다면
굳이 더 이상 줄 필요성이 없다.
그 과정에서 내 감정만 지쳐 갈 뿐이고
결국 상대방에 대한 원망만 늘어갈 뿐이니까.
오늘까지 애를 썼다면
내일부터는 더 이상 애쓰지 않아도 된다.
마음에도 체력이라는 게 존재한다.
내 마음을 수용 할 준비가 안 된 사람에게
마음 체력을 소모하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그녀는 호르몬 전쟁을 치른 것이다.
그녀와 호르몬이 상이하게 다른 사람과의 전쟁.
그녀는 항상 밝게 웃는 사람이었다.
어느 날부터인지 그녀의 얼굴에서 서서히 웃음기가 사라졌다.
자신의 마음을 내색하지 않기 위해
간간이 미소를 지어보이지만,
나는 그녀의 얼굴에서 느낄 수 있었다.
이제 그녀의 마음 체력이 바닥나서 서서히 에너지가 고갈되고 있음을.
상대방에게 잘하려고 애쓰는 마음.
상대방에게 상처를 받아 다친 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남은 마음을 짜내려고 안간힘
을 쓰는 그녀가 애처롭게 느껴졌다.
이제는 자신의 마음을 돌 볼 차례라고.
그녀에게 말해주었다.
내 마음이 온전해야 또 다른 누군가에게
정성을 다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내 마음이 피폐하고 궁핍해졌다면
더 이상 호르몬 전쟁에서 이겨낼 승산이 없다.
수많은 인연들을 만나 살아가면서
어떻게 하면 그들과의 끈을 이어갈 수 있는지
한 번쯤은 생각해 봐야 한다.
지금이라도 내 마음을 들여다보자.
내 마음이 안녕하신지.
또 다른 누군가를 만날 준비가 되어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