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을 좋아하는지에 대해 오래 생각해 왔다. 이상이냐 동정이냐를 가르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본질적으로 어떤 사람에게 마음이 움직이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싶었다.
고민 끝에 도달한 결론은 비교적 단순했다.
다정한 사람에게 마음이 간다는 것.
그런 생각을 정리하던 때였다. 사피엔스 스튜디오에서 발행한 콘텐츠 <바쁜데 어떻게 다정할 수 있겠어>가 알고리즘에 떠올랐고 영상의 한 문장이 오래 머물렀다.
다정함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했다.
함구하는 다정과 발산하는 다정.
내가 가진 다정은 발산하는 다정에 가깝다고 여겨왔다.
말하지 않으면 닿지 않는 마음도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다정을 표현하려 애써왔다.
그러나 선택한 방식이었을 뿐
나의 전부는 아니었다.
말하지 않는 다정이 있음을 깨달았고
정작 누군가를 진심으로 애정할 때의 나는
오히려 함구하는 다정에 가까웠다.
어떤 생각과 감정을 느끼던
그 자체를 존중하며 바라보는 일.
지켜보다가 관찰하다가
어느 순간 하나의 문장으로 애정을 건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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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어떤 사람에게 먼저 애정을 쓰게 되는 걸까.
자기 인생을 담담히 밀도 있게 살아가고
타인의 삶 역시 함부로 판단하지 않는 사람.
특별해서가 아니라
함께 있어도 서로가 닳지 않는 사람에게.
다정함을 선택할 줄 알고
관계를 이기려 하기보다
함께 오래 남아 있으려는 마음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