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만나고서야 세상이 시렵단 걸 알게 됐어

by 서하

<너를 만나고서야 세상이 시렵단 걸 알게 됐어>


물살 아래 세상은 고요할 뿐이야.

뜨건 햇빛이 밝혀주잖아.

잠긴 모래가 빛나기 시작했어.

그 순간 네 목소리가 들렸던 거야.


너 없는 세상은 고요할 뿐이야.

식은 햇빛은 우리 사이를 멀게 만들었지.

잠긴 폰이 눈부시게 빛나기 시작했어.

그 순간 네 목소리가 들렸던 거야.


눈 쌓인 세상은 외로울 뿐이야.

내가 서있는 이곳은 어딜까.

잠긴 자물쇠의 개수를 세기 시작했어.

그 순간 네 목소리가 들렸던 거야.


언제였을까, 세상이 시렵단 걸 알게 된 게.

네가 보낸 문자를 확인하기 위해

잠긴 지퍼를 열어.

그 순간 알게 된 거야.


미안해.

내 몸이 얼더라도

네 온기를 느끼고 싶었어.

너를 만나고서야 세상이 시렵단 걸 알게 됐지.


2026년 2월 3일,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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