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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이글 Sep 17. 2022

연구원도 직장인입니다.

연구원 생활 11년차의 직장생활

나는 연구원이다. 일용직 연구보조원으로 일하기 시작한 2008년-2009년은 제외하고 계약직 위촉연구원으로 일하기 시작한 2012년 8월부터 지금까지 만 10년을 연구기관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연구원이라고 해서 일반 회사와 많이 다르지는 않다. 보통 석사학위나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 연구원이지만, 여기도 이상한 사람, 고약한 사람, 질투와 시기 많은 사람이 있는 곳이다. 물론 좋은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내가 경험한 바로는 연구라는 작업에 몰두해야 하는 특성 상 특이한 사람들이 연구조직에는 다른 조직에 비해서는 많은 것 같다.

 

10년 전만 해도 연구원이 다른 직장에 비해 출퇴근이 자유로운 편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유연근무제도를 적용하는 회사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유연하게 근무한다는 연구원의 메리트가 조금 희석된 점도 있는 것 같다. 아니, 오히려 요즘은 연구원이 더 엄격하게 근태관리를 하는 것 같다. 우리는 아침에 출근할 때 출근 지문을 찍어서 00시 00분 00초까지 그룹웨어에 표기가 되어서 같은 센터 소속 연구원들에게 내 출근시간이 모두 공개가 된다. 퇴근 역시 마찬가지이다. 근태가 내부적으로 공개되기 때문에 누가 성실하고 불성실한지 같은 센터 소속이면 자동적으로 알 수 있다. 자율적으로 유연근무 스케줄을 세워서 근무할 수 있지만 이 역시 상사와 사전 협의를 하여 허락을 구한 다음에 쓸 수 있다.


어제는 업무시간 내내 회의를 하느라고 시간을 다 보냈다. 이 역시 회사를 다니는 직장인들과 다를 바가 없는 것 같다. 문제는 윗 사람들이 서로 대화를 하기 꺼려해서 중간관리자인 나를 소통창구로 삼아서 이 사람 저 사람 얘기를 듣고 그 내용을 정제해서 전달하느라고 업무 시간을 다 보냈다. 그래서 결국 업무시간이 끝난 후에 업무 이메일을 보내고, 내가 해야 하는 연구를 할 수 있었다.


점심시간에는 학술연구 모임에서 작년도 연구과제에 대해서 30분 내외로 간략히 발표를 하고 동료들과 발표내용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를 가졌다. 동료평가(peer review)에 늘 노출되어 있다는 점도 회사원들과 조금 다를 수는 있겠지만 직장인이라면 늘 업무평가 및 성과평가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크게 다른 점은 없다.


연구원 생활을 10년을 채우고, 석사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그 사이에 박사학위를 취득해 어느새 나는 연구원에서 중간관리자급에 자리잡게 되었다. 이곳에서는 연구원에서의 직장생활에 대해서 내가 듣고 보고 경험한 만큼의 이야기를 풀어놓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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