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 친절하라
근데, 모두에게 친절할 필요는 없다
직장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기본 디폴트 값은 친절해야 하는 게 맞다. 별 이유도 없이 심통난 사람처럼 굴거나 다른 사람에게 불쾌감을 줄 정도로 표정을 구기고 다닐 필요는 없다. 이왕이면 활기찬 사람이 되는 것도 좋지만 에너지가 많지 않은 내향형 인간에게는 그냥 본인의 에너지 수준 그대로 온화하게 지내라는 조언을 해주고 싶다.
그런데, 나에게 혹은 불특정 다수에게 '별 이유도 없이 심통난 사람처럼 굴거나', '다른 사람에게 불쾌감을 줄 정도로 표정을 구기고' 다니는 사람에게는 굳이 친절할 필요가 없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무표정하게 사무적으로 대하면 된다. 괜히 얽혀서 같이 기분 나빠질 필요가 없으니 말이다. 물론 그 사람도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 조직에 대한 불만, 성과에 대한 불만족, 가정불화, 혹은 그냥 기본 디폴트 값이 불쾌감을 선사하는 사람으로 타고난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또 친절하게 대할 필요가 없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호사가들이다. 호사가들 앞에서는 꼬투리를 잡히지 않도록 예의 바르게 대하되 개인적인 이야기나 조직 내 사건에 대한 자신의 생각 등 주관적인 내용이 조금이라도 곁들어간 발언은 철저히 삼가는 것이 좋다. 괜히 한 마디 거들었다가, "베이글 대리가 그러는데, 이번 과장님 징계 사건 말이야, 사실 이런 거라던데?"라는 식으로 내 이름을 빌미 삼아 소문을 퍼뜨리는 데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친절한 행동은, 친절한 대우를 받아 마땅한 사람들에게만 베풀어 주는 것이 옳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친절을 베풀어도 좋지만 꼭 일관되게 친절할 필요는 없다. 친절을 받아 마땅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친절할 필요가 없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내가 받은 대우만큼만 베푸는 게 최선이고, 특히 호사가들에게는 내 정보는 손톱만큼도 주지 않는 것이 조직생활에서 나를 보호하고 방어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