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해꾼
나의 작은 테라스. 나는 이곳에서 책을 읽는다.
이곳에는 내가 볼 수 있는 언어의 책은 없다. 그래서 나는 전자책을 읽는다.
옆에는 커피나 맥주, 가벼운 과자가 놓여있고, 조용한 음악이 배경처럼 흐른다.
오후 3시.
책을 읽기 가장 좋은 시간이다. 이 시간이면 테라스 속의 그늘에서 책을 읽는다.
가끔 새가 지저귀는 소리와 바람에 날리는 나뭇잎 소리를 들으며 멍을 때리기도 한다.
나는 테라스의 그늘 안에서 보는 바깥의 햇살이 좋다.
그렇게 나는 익숙하지 않은 나라에서 나만의 익숙함을 꾸려나간다.
테라스에 앉아 전자책을 볼 때면, 햇빛이 강한 날에는 글자보다 풍경을 더 많이 보게 된다.
반사된 화면에는 구름이 보인다. 구름 사이로 새들이 난다. 운이 좋은 어떤 날에는 테라스 난간에 작은 새가 앉는다. 그 새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나를 살핀다.
구름, 햇살, 새들이 집중을 깨뜨리긴 하지만, 이들이 방해꾼이라고 하기엔 조용하고, 불청객이라고 하기엔 반가운 존재들이다.
그래서 나는 그들을 묵묵히 받아들인다.
어쩌면 나도 이곳의 방해꾼일지 모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