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알면

빛바랜 사진 속 소녀의 바람

by Ashley

남자 형제들의 배움이 최우선시되고,


남자 형제들의 성공이 더 큰 자랑이 되던 때,


할머니는 표지판 없는 길을 따라가시고 만들어 가셨다.


연필 대신 동생들의 손을 잡으시며 책가방 대신 빨랫거리를 지셨다.


총명하고 지혜로우신 할머니는 종종 글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신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신다.


“네가 한글을 배우기 시작할 때 나도 한글을 같이 배웠는데 나는 지금 다 잊어버렸다. 너는 이만큼이나 성장했는데 나는 그때랑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 며칠 전에는 군청에 갔는데 이름을 직접 써야 한다고 하더라. ‘나는 글을 쓸 줄 몰라요’라고 하니 내 손을 잡고 글을 써주어 가까스로 접수했어.”


“나는 한글 배울 때 한글만 배웠는데 할머니는 그동안 다른 수많은 것들을 동시에 배웠잖아. 나는 호박잎 찌는 법도 모르고 민요 부르는 법도 모르는데 할머니는 그거 다~ 알지?”


“허허 그거 뭐 어려운 일들이니.”


“어렵지! 한글보다 몇 배는 더 어렵지!!”


“내가 글을 알면 군수는 못 해도 동네 이장은 했을 거라는 말은 몇 번 들었다.”


“정말? 그럼 할머니는 어렸을 때 어떤 공부 제일 해보고 싶었어?”


“정치라는 과목에 관심이 제일 많았지. 세상 돌아가는 일이 재밌었어. 이 동네도 작은 세상이라 마을 소식 배우는 게 좋아.”


내가 한글을 배울 때 할머니도 한글을 배우셨던 것처럼 정치를 공부하는 나로서 더 큰 책임감을 느끼고 할머니와 뉴스를 보고 세상을 이해하고 싶다

.

내가 이름 석 자를 쓸 때 할머니도 배우셔서 오늘날까지 기억하고 회상하시는 것처럼 시간이 흘러 오늘을 떠올리시며 한국과 미국, 그리고 세계에 대해 끊임없이 고찰하셨으면, 그리고 그런 할머니를 보며 더 새로운 생각과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오랜 시간 교감하는 나로 발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