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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룰루라임 Jul 08. 2022

태국 - 방콕 블루스 바(Adhere the 13th)

타도시 기행 01



 해외여행이 몹시 고팠던 나와 배우자는 '이제 좀 괜찮겠다.'라고 판단하여 최근 태국에 다녀왔다. 9박 10일 동안 '방콕 > 푸켓 > 방콕'을 유랑하는 코스로. 방콕은 배우자가 가장 사랑하는 도시이기도 하다. 똠양꿍을 좋아해 똠양꿍맛 과자를 먹을 만큼 태국 음식을 좋아하고, 시내에 산재한 라이브 클럽을 즐겨 찾는다. 특히 그녀는 태국의 급여 수준을 알아봤을 만큼 그곳에 살고 싶어 했다.


 4년 전 그녀가 방콕 여행 중일 때 너무 보고싶어 갑자기 찾아간 적이 있다. 목요일 업무를 마치고 급하게 방콕행 비행기를 타고 갔고, 짧은 시간 함께 둘러봤다. 배우자는 음악을 좋아하는 나에게 여러 라이브 클럽을 알려주었고, '작고 소박한 곳'이란 말에 이끌려 Adhere the 13th blues bar(이하 Adhere)라는 라이브 바에 첫 발을 들였다. 사실 소박하다 못해 어떤 자리는 연주자 바로 코 앞일 정도로 좁다.


Adhere the 13th blue bar, 2022


 Adhere는 카오산 로드에서 걸어갈 만한 거리에 있고, '이런데 있다고?' 할 정도로 아주 작은 곳이다. 매일 저녁 8시 반에는 한두 명이 기타를 치며 잔잔한 곡들을 부르고, 10시부터는 밴드가 나와서 50분 X 2타임으로 대략 12시까지 공연을 한다.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이 후반부 밴드의 공연 시간이 메인이라는 것이다. 다른 후기를 보면 전반부 포크송만 듣고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며 돌아간 분들이 있고, 실제 현장에서도 몇 시간을 잘 기다려놓고 10시 전에 자리를 뜨는 분들이 적지 않았다. 아마도 메인 요리를 맛보지 못한 그분들은 아마도 다시 찾지 않을 것이다.


 이번 여행중 방콕에서 온전한 저녁을 보낸 날이 3일이었고, 우리는 3일 내내 그곳을 찾았다. 기본적으로 Adhere the 13th blues bar 라는 정식 명칭처럼 블루스 음악을 한다. 여러 블로그에는 '재즈바'로 소개가 되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블루스'를 무척이나 강조한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등장하는 밴드들도 주로 블루스에 가까운 음악을 한다. 지난 4년 전까지 포함하여 총 4번 방문에 3번이 그랬으니까. 그 외 재즈나 로큰롤 스타일의 밴드들도 있었으나, 그 장르들 모두 한가족 사이이기도 하니 '밴드 형식의 흑인음악'을 위주로 하는 곳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Adhere the 13th blue bar, 2022

 

 앞서 말했듯 Adhere는 매우 작다. 네댓 명이 함께 가지 않는 이상 조그만 테이블을 두고 거의 대부분 합석이 이뤄진다. 반대로 혼자 가도 무방하다. 또한 앞사람에 가려 연주자들이 잘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조그만 공간에서 연주자와 청중 그리고 각종 술병들까지 섞여있으니 현장감만은 가히 최고라 할 수 있다. 좁고 불편한 자리를 잊고 음악에 취하고 술을 곁들일 수 있는 아주 매력적인 곳이다.


 로컬 맥주는 병 당 140바트이고, 한 병으로 버텨도 뭐라 하진 않지만. 내 기준 술 안 마시고 가만히 앉아있기 힘들 정도로 음악이 좋다. 우리 커플은 방문할 때마다 대략 1,000바트 정도 계산을 하고 왔다. 우리가 태국에 갈 때 이런 흑인음악을 기대하고 떠나지는 않으니 좀 의외일 수 있다. 하지만 음악, 특히 라이브 밴드의 매력을 아는 분이라면 꼭 한번 방문해보길 바란다.


 이번 방문에서는 '황홀하다.'는 감탄을 내뱉기 충분한 밴드를 만나기도 했다. 소위 '집시 재즈'를 하는 'The Loner Manouche'라는 밴드이고, 기타 둘, 바이올린, 콘트라베이스 4인으로 구성된 이들이다. 콘트라베이스와 기타 1이 리듬 섹션을 맡고, 거기에 기타 2와 바이올린이 올리는 선율이 놀랍도록 아름다웠다. (당시 밴드명을 알 수는 없었으나 집요한 검색으로 찾아냄) 이들 덕분에 배우자와 나는 '방콕에 오길 잘했다.'는 이야기를 수차례 나눴고, 이후 밤만 되면 Adhere로 발걸음을 옮긴 이유가 되기도 했다.


 방콕에 다시 간다면, 분명히 Adhere를 찾을 것이고. The Loner Manouche 밴드가 연주하는 다른 라이브 하우스를 검색할 것이다. 그날의 연주는 아래 링크를 확인하시길.


https://soundcloud.com/lpog5iblfmkv/3a-1?utm_source=clipboard&utm_medium=text&utm_campaign=social_sharing



두 줄 요약 

1. 방콕에서 색다른 경험을 찾는다면 Adhere에 가셔라.
2. 10시 이후가 본편이고, 12시까지 연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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