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의 S에게
학교에서 5월은 어느 정도의 안정, 일 년을 살아낼 방향이 보이는 달이기도 하다. 5월 첫 주 문득 S의 안부가 궁금하다. 너와 내가, 작년 보리반 모두가 적응하느라 여념이 없었던 3월에 몇몇에게 고등학교 생활 시작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연락을 받고 마음을 썼었다. 그때, S에게도 연락이 왔었다.
늦은 밤, 매너타임이 지나고 지난 시간에 나의 안부를 묻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직감으로 S가 학교적응이 어려운가 싶어 잔소리 않고 농담을 주고받았다.
S는 일 년 내내 나를 애태우고는 졸업식에 감사하다는 말은커녕 내게 인사도 안 하고 차갑게 굴었었다. 그래도 이 녀석은 짠하지 밉지 않았다. 사랑을 주는 데도 계속 사랑을 의심하면서 나를 더 힘들게 했었다. 아이들은 순수해서 이런 모습이 투명하게 짠하다. 학급에서 일으키는 모든 소란을 감안하더라도 S는 내게 짠한 아이였다. 공교육의 본질이 사회 적응이라고 생각하는 내게 S는 어떤 이유로 공교육의 효과가 미미한 학생이었다. 그러니 교육의 한계가 느껴져 마음속에 숙제처럼 남아있다.
그래서 가끔 생각이 났고 그중 한 날이 오늘이다.
그간 학교를 못 가게 된 날도 있었고 다른 곳에서 교육받는 날도 있었다고 전해주었지만 오늘! 늦은 시간이라도 학교에 가고 있다는 것에 희망을 걸어본다. 싫어도 버텨본 오늘 하루가 S의 홀로서기에 밑바탕이 되기를, 그리고 나도 문득 S생각이 나지 않는 날이 오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