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퀴블러 로그, 데이비드 케슬러, 류시화 옮김]
인사이드 아웃 2를 보고 수면 위로 올라왔던 감정들이 다시 내려가지를 않았습니다.
다들 그런가요? 저만 그런가요?
늘 세심하게 다독이며 제 안의 불안 이를 다독였지만 슬픔과 함께 그 모습을 드러낸 경우 며칠 동안은 저를 애태웁니다.
애써 미화시켰던 어린 시절을 굳이 객관화시켜 마주하게 해서 가슴이 찌릿찌릿했습니다.
아이들이 사랑스럽게 물어온 제 어린 시절 이야기에 괜스레 마음이 아픕니다.
직장생활에서 뼈아프게 배신당했던 일에 대해서 잘 정리해서 넣아놨다 싶었는데 다시 뒤죽박죽 되어 떠오르기도 합니다.
제 뇌에 있는 온갖 아픈 기억들은 어디 숨어있다가 이럴 때 잊지 않고 찾아오는 걸까요? 반갑지 않고 부단한 노력에도 자꾸 저를 찾아와 야속하지만 또 한 번 삼키면서 이 책을 손에 들었어요.
도서관에서 책을 찾으니 손때가 많이타 여러 사람의 흔적이 있었습니다. 그 모습조차 애처로워 보이니 제 마음이 평화롭지 않은 게 확실합니다. 혹시 저처럼 불청객을 잠재우려고 읽으셨던 건 아닌지, 자아 혼란기 어디쯤에서 이 책을 발견하신 건 아니었었는지 이 책의 여러 대출자들과 동지애를 느껴보기도 했습니다.
호스피스 병동의 많은 환자들에게 인생수업을 받은 두 작가분의 이야기가 마치 제겐 긴 심리상담을 받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저의 이야기를 마음속에서 하고 있었거든요. 제게 상담은 묻어두었던 자아를 꺼내어 표현하게 하는 것이었나 봅니다.
총 10장으로 준비된 인생수업 중 6장에서 잠시 머무르며 깊이 읽었습니다. 인사이드 아웃 2의 불안이 와 비슷한 단어를 발견했거든요.
“fear( false evidence appearing real)
두려움이란 실제처럼 보이는 가짜증거“
미국말은 이렇게도 단어가 만들어지나 봅니다. 그런데 그 단어 참 잘 만들었지요? 두려움이란 것 실체가 없는 망상입니다.
“우리가 가진 두려움은 죽음을 막아주는 것이 아니라 삶을 가로막습니다.”
“진정한 자유는 가장 두려운 일들을 대담하게 행할 때 성취할 수 있습니다. 두려움에 붙들리지 않고 크게 한 걸음 내딛는 순간 당신은 삶을 잃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게 됩니다.”
기억에 두고 싶은 문구가 많았습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니 두려움을 떨치고 용기 내어 도전을 하는 것 그것이 제가 인생을 걸로 얻고 싶은 진정한 자유입니다. 그런데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사람처럼 사랑하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요.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해서 다시 돌아가 행복하게 만들 수는 없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당신의 사랑에 보답하지 않는다고 해서 사랑을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 암을 앓고 있다고 해서 그것을 당장 고칠 수는 없습니다.”
이 부분을 읽고 저의 두려움과는 평생 함께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다른 도리가 없어서요.
한 권을 읽고 결국 마음의 평화를 찾았어요. 그리고 종교가 없는 제게도 기도의 말이 생겼어요.
“신이시여 제게 바꿀 수 없는 일을 받아들이는 평화를 바꿀 수 있는 일을 바꾸는 용기를, 그리고 그 둘을 구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앞으로는 이렇게 기도해 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