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헤세
두 번째 데미안을 읽었습니다. 한국인이 헤르만헤세의 작품을 그리 좋아한다지요? 셰익스피어 작품보다도 헤르만헤세의 작품을 읽어본 사람이 더 많다고 해요.(https://www.atlantajoongang.com/28177) 저는 20대에 처음 데미안을 읽고 지금이 두 번째인데, 그때보다 지금이 더 이해가 수월합니다. 지금도 더러 무슨 뜻인지 모르겠는 문장은 있고요.
두 번째 독서 시도는 지긋지긋관 관절염 덕분에 시작했습니다. 병원에서 손가락, 발가락 10개 모두에 관절염을 확인하고 류머티스 검사까지 받고 온 날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침대에 앉아 데미안을 들었습니다. 잡생각 없이 제 자아에 빠져들기 좋았습니다. 앞으로 살날에 대한 성찰보다는 지금까지 살아온 날들과 현재에 대한 성찰이었습니다.
주인공 싱클레어가 만난 귀인 중 특이한 음악가와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p45
자신을 남들과 비교해서는 안돼, 자연이 자네를 박쥐로 만들어 놓았다면 자신을 타조로 만들려고 해서는 안돼
제가 남편에게 자주 하는 질문이 있는데요. ”내가 이상한 거야? 잘 들어봐. “ 이러면서 제 행동이 상식에 맡는가를 남편에게 점검하려 해요.
p 150
우리가 보는 사물들은 우리 마음속에 있는 것과 똑같은 사물들이지. 우리가 우리 마음속에 가지고 있지 않은 현실이란 없어.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토록 비현실적으로 사는 거지
근데 상식이란 게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통용되겠어요. 고작 우리 가족 정도에게는 인정이 될까요. 결국 각자 마음속에 있는 것을 보면서 사는 것이니 박쥐면서 타조인척 하지 않으려고요. 그 간의 삶에서 제가 타조인척 하려고 시도했던 많은 순간들이 떠올랐습니다. 좋은 기억들은 아니었어요.
p140
우리는 우리의 개성의 경계를 늘 너무나도 좁게 그어! 우리는 늘 우리가 개인적이라고 구분해 놓은 것 상이하다고 인식하는 것만 개성이라고 생각해. 그러나 우리는 세계의 총체로 이루어져 있어. 우리 하나하나가 말이야. 그리고 우리 몸이 진화의 계보를 물고기에 이르고 훨씬 더 멀리까지 자신 안에 지니고 있는 것과 똑같이 우리 영혼도 일찍이 인간 영혼들 속에 살았던 모든 것을 지니고 있지.
현재를 현실 속에 두는 것에 관심이 갑니다. 관절염을 겪다 보니 이 물리적인 통증이 심리적인 스트레스의 강도인가 싶어, 비현실로 살려고 한 시간들을 인정하고 방향을 조정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40대에게도 좋은 책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