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인간관계는 넓어지는 게 아니라 정리되는 것 같다.
예전엔 사람을 잃는 게 실패인 줄 알았다.
관계를 끊는 건 내가 부족해서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늘 이해하려 했고, 넘어가 줬고, 내가 예민한 건가 스스로를 의심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말을 전하는 게 아니라 키우고, 위로하러 오는 게 아니라 정보를 캐러 온다. 사람을 보는 게 아니라 ‘직함’을 본다.
예전의 나는 그런 사람들에게도 애써 의미를 붙였다.
좋게 끝내고 싶었고 오해를 풀고 싶었다.
하지만 그건 배려가 아니라 소모였다.
그래서 나는 요즘 조용히 출입금지 명단을 정리 중이다.
화를 내기 위해서도 복수하려는 것도 아니다.
그저 내 삶에 들어올 사람의 기준을 세우는 일이다.
그전에 내 감정보다 자기 궁금증이 먼저인 사람, 내가 힘든지 아닌지가 아니라 내 직위가 더 궁금한 사람들을 솎아내는 것이 먼저였다.
그런 사람들은 나를 싫어해서가 아니라 그 사람의 그릇이 거기까지라서 내 삶에 오래 머물 수 없는 사람들이었다.
이제는 “그래도……”라는 말을 붙이지 않는다.
그냥 이렇게 정리한다.
'여기까지였구나.'
“수고했고, 이제는 들어오지 마시오.”
관계를 끊는 건 냉정해지는 게 아니라 내 에너지를 지키는 일이라는 걸 이제야 배웠다.
나는 오늘도 미련이 아니라 기준으로, 분노가 아니라 거리로 조용히 정리 중이다.
내 인생 출입금지 명단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