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익은 길

by 몽돌이


설이 며칠 안 남았다. 아들의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건너왔다.

“엄마, 내일 갈게요.”

“그럼 우리 외식하자. 며느리 생기면 요즘 누가 불편하게 집에서 먹겠니.”

“그럼 미사로 오세요. 여기가 맛집이 많으니까요.”

나는 전복칼국수를 시키면서 밥값을 먼저 냈다.

의아해하는 주인에게 설명했다.

“아들이 먼저 낼까 봐요.”

아들은 밥을 먹고 차에 타자 네비를 켰다. 45분을 예고했다.

오늘은 어디로 드라이브를 시켜주려나?

그런데 낯설던 창밖 풍경이 조금씩 익숙해졌다.

이 길은 내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아들이 나를 데려다준다.

막히는 길 위에서, 아들의 운전석 위에서 내 삶이 다시 현실로 내려앉았다.

나는 이런 엄마였다.

아들의 사랑과 존중을 받는, 그렇게 존엄한 사람이었다.

2026년 설날이 밝아온다.

톡톡, 새해의 문을 두드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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