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이 끝났고 깨어났다.
수술은 잘 끝났다고 하고 별다른 통증은 없었다. 장루가 만들어진 배 쪽에도 아직은 뭔가 특별한 걸 모르겠다. 지금은 통증이 없지만 혹시 통증이 있으면 누르라며 간호사가 버튼이 달린 뭔가를 주고 갔다. 약한 마약성 진통제가 링거에 연결되어 있었고 버튼을 누르면 그 약이 주입되는 형식이었는데 통증을 느낄 때 스스로 진통제를 주입하며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라고 한다.
계속 금식을 해서 그런지 아직 나오는 것도 없고, 어제까지 여전히 자주 나오던 점액질 변도 나오지 않는다. 가끔 배가 조금 아프지만 진통제 버튼을 누르면 금세 아무렇지 않아 졌다. 의사 선생님 말씀대로 그렇게 어려운 수술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입원 3일째. 수술 이틀째.
지난밤도 큰 문제없이 지나갔다. 몇 번 통증이 느껴져서 깨기는 했지만 진통제 버튼을 누르면 금방 가라앉았고 아침이 되었다.
마음이 많이 편해진다. 이제야 4개월 동안 힘들었던 일들이 일단락된 것 같다. 물론 이제 1년 뒤에 다시 장루 복원을 하고 나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거기까지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아침까지는 계속 금식이었고 점심부터는 병원에서 죽을 먹게 되었다. 죽은 먹을 수 있는 반찬들과 같이 나오는 데, 음식은 계속 달라지지만 크게 보면 비슷비슷했다. 거의 갈다시피 한 고기 장조림 또는 생선, 두부, 간단한 채소나 버섯, 백김치, 무국 같은 맑은 국 종류.
그리고 점심시간 이후 장루 전문 간호사를 통해 장루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다른 병원에도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병원에는 장루 관리 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간호사가 따로 있다고 한다. 장루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장루가 나오는 부위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하는 것과 음식관리였다. 추가로 궁금한 부분이 있으면 이 간호사 선생님께 문의를 하면 되었다. 계속 금식을 하다가 어설프게 죽이라도 먹으니 먹고 싶은 음식이 더 생각나서 먹어도 되는 음식에 대해 여러 가지 질문을 했다. 주의할 부분은 소화가 잘 되는 음식, 부드러운 음식 위주로 먹고, 채소류는 소화가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간식류가 너무 먹고 싶어서 당장 편의점에서 음료수와 빵을 사 왔다. 음료는 탄산은 아직 금지, 먹을 수 있는 건 이온음료 정도이고, 빵은 부드러운 카스텔라 같은 것만 먹어도 된다고 한다. 포카리스웨트 하나와 마들렌 하나를 사 와서 조금씩 먹었다. 큰 문제없는 것 같았고 저녁 식사도 역시 죽.
화장실은 가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고 이렇게 입원 3일째도 지나간다.
입원 4일째. 퇴원하는 날이다.
그저께와 어제는 아내가 병원에 와서 같이 있었지만, 오늘은 출근을 해야 해서 혼자 퇴원하게 되었다.
퇴원 전, 오전에는 추가 장루 교육을 받았다. 어제는 장루에 관련된 일반적인 내용들을 교육받았었고, 오늘은 실제로 가장 신경 써야 할 장루 주머니 교체 방법에 관한 내용이었다. 어떻게 분리를 하고, 장루 주변 청소, 다시 장루판 부착과 장루 주머니 부착까지. 이 과정에서 필요한 약 종료는 접착 제거제, 상처 관리 파우더, 상처관리 스프레이, 상처보호연고로 대표적인 것 네 가지가 있었고 이것들을 적당히 사용하거나 바른 후에 실제 교체하는 물건인 장루판과 장루 주머니를 부착하게 된다. 실제로 몇 번 해보면 크게 복잡하지는 않은 일이지만 처음이라 아직은 어색하다.
그리고 12시가 되기 전 점심때쯤 퇴원할 수 있었다.
입원할 때 차를 주차해 놓았고 수술 후 운전이 가능할지 걱정을 많이 했었다. 정 안 되겠으면 대리 운전을 부를 생각도 했었는데 운전석 자리에 앉아 보니 운전이 가능할 듯싶었다. 다행히 별문제 없이 운전을 해서 집에 돌아올 수 있었다.
병원에서 퇴원 전에 미리 사놓은 죽은 점심으로 먹고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오후 5시쯤 갑자기 배가 아프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