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 못 싸는 병에 걸렸다 - 15

by 파랑광

월요일 수술을 앞둔 주말. 갑자기 배가 아프기 시작했다. 여태 자주 아프던 화장실 가고 싶은 느낌이랑 다르게 윗배에 통증이 느껴졌다.

전에 S 병원 진료를 볼 때 시간이 지나면 배가 아파져서 오래 못 버티고 다시 병원 올 거라고 하더니 지금 배가 아픈 것이 그 말대로 인 것 같다. 입원까지 이틀 남았는데 오늘 갑자기 배가 아프다니... 아직은 아프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서 그런지 통증이 있다가 또 한참 괜찮다가 하고 있었다. 일단 집에 있는 진통제를 먹으며 버티기에 들어갔다. 수술날짜를 더 미뤘으면 큰일 날 뻔했다.




11월 17일 월요일.

B 병원에 장루 수술을 위해 입원을 하는 날이다. 처음 이 증상이 생겼을 때 항생제 치료를 위해 첫 병원에 4일 입원했던 것 이후 생애 두 번째 입원이다. 이번에도 4일 입원 예정이고, 오늘은 금식을 하고 체중, 혈압, X-ray 등의 이런저런 검사를 한 후 내일 화요일에 수술이 예정되어 있다. 수술을 할 의사 선생님께서는 큰 수술이 아니라고 별로 걱정을 하지 않으며 계속 얘기를 했었어서 수술이 걱정이 되지는 않는다. 다만 배에 구멍을 내어 소화가 거의 되어가는 음식물이 대장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하는 장루라는 것을 만들게 되는데 이 장루의 관리를 어떻게 잘해야 하는지 고민은 좀 있다.




이 장루에 대한 설명을 먼저 조금 하자면, 일반적인 장루를 만드는 방법은 3가지 정도로 나눠진다.

회장루.png 출처: 장루(인공항문, 스토마) 의 종류, 관리 방법, 주머니 교체 방법, 장루 피부 관리, 합병증

내가 수술하기로 한 장루는 이 회장루인데, 소장에서 대장으로 넘어가기 직전 부분에 장루를 만들게 된다. 대장에서 물을 흡수해야 하는데 대장을 지나가기 전에 장루로 배출이 되기 때문에 배출되는 변에 물기가 좀 많게 된다. 이 물에 소화효소들도 많이 섞여 있어서 피부에 닿으면 피부가 따갑고 빨갛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일반적으로 나중에 복원을 염두하고 장루를 만드는 경우에 회장루를 한다고 한다.

횡행결장루.png 출처: 장루(인공항문, 스토마) 의 종류, 관리 방법, 주머니 교체 방법, 장루 피부 관리, 합병증

횡행결장루는 횡행결장 중간에 만드는 것으로, 회장루보다는 좀 더 수분이 흡수된 조금은 되직한 상태로 변이 나온다고 한다.

하행결장루.png 출처: 장루(인공항문, 스토마) 의 종류, 관리 방법, 주머니 교체 방법, 장루 피부 관리, 합병증

하행결장루는 하행결장 끝부분쯤에 만드는 장루로 나오는 변의 형태는 거의 우리가 보통 항문을 통해 내보내는 형태와 비슷하다고 한다. 직장암 등으로 항문의 기능을 쓸 수 없게 되어 영구장루를 하는 경우에 이 하행결장루는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입원 첫날은 몇 가지 힘들지 않은 검사와 금식을 제외하면 특별한 것이 없었다. 여전히 점액질 변이 나오고 있었고, 대장 안에 아직 배출되지 않은 변이 남아 있을 것 같아서 관장을 먼저 해서 대장을 깨끗하게 비우고 싶었는데 의사 선생님은 수술 이후에 시간을 두고 남은 변들이 배출될 것이라고 굳이 관장을 할 필요 없다고 한다. 그게 싫어서 먼저 관장을 진행 하고 싶은 거였는데... 관장을 하는 것도 일단 장에 부담이 되는 행위라서 아마 반대를 하는 것 같다.


입원을 하니 아무것도 하기 싫어졌던 지난 입원의 경험이 있어서, 이번에는 병원에서 할 일을 따로 준비하지 않았다. 대신 이 병원은 전과 다르게 더 큰 병원이라서 그런지 각 침상마다 개인 TV도 있어서 입원 중에는 거의 핸드폰과 TV만 보면서 지냈다.

계속 금식을 하니 음식 대신 영양제가 달린 링거 줄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고 화장실을 계속 왔다 갔다 해야 하는데 걸리적 거려서 불편하다. 수술에 대한 두려움은 없고 그저 빨리 수술을 하고 싶다.




11월 18일 화요일. 입원 이틀째.

수술 날이다. 수술은 오후에 잡혀 있었고 시간은 정확하지 정해져 있지 않았다. 앞에 수술에 이어서 진행하게 되는데 혹시라도 앞에 수술에 어떤 문제가 생겨서 늦어지거나 중간에 급한 응급 수술이 들어오게 되면 뒤에 수술들이 늦어질 수 있다고 한다. 다행이 내 수술은 별로 늦어지지 않고 오후 3시가 조금 넘어갈 때 쯤에 수술 준비를 시작했다.


이렇게 인생 첫 수술을 하게 됐다. 일단 병실에서 수술준비하는 곳까지 침대에 실려 이동했다. 실려서 엘리베이터도 타고 가는 것이 너무 어색해서 걸어가겠다고 했지만 그냥 침대로 이동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한다. 수술 대기실에 도착하고 침대에 누워 기다리면서 잠시 침대로 온 간호사와 신원확인과 수술 내용에 대한 확인을 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수술을 기다리며 누워 있는 다른 환자들이 보인다. 중간에 커튼 같은 것이 처져 있어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마치 수술을 기다리는 공장같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잠시 후 TV에서 본 것 같이 생긴 수술실로 들어가니 담당 의사선생님이 있었고 수술에 대해 짧게 얘기한 후 마취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수술 후 회복실에서 깨어났고 다시 병실로 옮겨졌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병실에서 출발해서 돌아올때까지 2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고 순수 수술 시간은 약 1시간 정도 걸린것으로 확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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