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좋아요

내 안에 아직 아이가 있다.

by 드망

넌 돈 벌어서 카페 다니면서 크리스마스트리 사진이나 올리고 다니냐?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같이 일하는 동료에게 타박을 들었다.

힘들게 벌어서 그렇게 흥청망청 쓰고 다닌다고 혼나고.

힘들게 번 돈을 잘 모으지 않는다고 혼나고..

다른 이들에게도 한 소리씩 들었다.


내가 돈을 버는 이유가 돈을 모으는 데 있었다면 일을 안 할 거다. 돈 그 자체가 목적이었다면 이렇게 힘든 일을 하지 않았을 거다. 그것도 가뜩이나 약한 몸으로 번돈의 반 이상을 몸관리 하는데 투자하면서까지..


요양원일이 힘들다. 그리고 내 나이에 일을 할 수 있는 곳이 없다는 것도 맞다. 하지만 힘들어도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는 나에게 주는 보람 때문이다. 내가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따뜻한 손길이 될 수 있다는 기쁨은 돈보다 더 큰 보상이다.


무엇을 해도 잘했다는 말은 듣지 못하고 항상 비난만 받으며 살아야 했던 시간이었다. 친정엄마는 사람대접을 못 받았다고 표현한다. 아마도 그런 시간들 때문에 내 손길 하나하나에, 내 미소에 행복해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은 나를 너무 행복하게 한다.

물론 매달 5일에 받는 금융치로도 정말 좋다. 봉사하면서 돈까지 받으니 말 그대로 땡큐 베리마치다. 나는 그 돈으로 거의 반은 계속 일을 하기 위해 몸관리를 한다. 그리고 좋아하는 카페 투어도 한다.


딸아이가 이해할 수 없는 취향이라고는 하지만 가끔 캐릭터가 그려진 소품들을 산다.

얼마 전에 라이언 휴대용 칫솔 소독기를 사고는 딸아이에게는 한숨을, 동료들에게는 뭐 하는 짓이냐고 타박을 한 아름 받기도 했다.


1년 중 가장 좋아하는 시즌

바로 크리스마스 시즌이다.

크리스마스트리와 예쁜 장식들을 보면 여전히 가슴이 콩닥거린다. 해마다 이맘때면 크리스마스트리를 보러 쫓아다니는 이유다.


유치하단다.

유치한 거!

나도 안다.


그런데..

그 유치함이 내 안에 있어서,

그 어린아이가 내 안에 있어서 여태까지 살아 있을 수 있었다. 정말 힘들고 앞이 안 보일 때도, 자존감이 바닥으로 떨어져서 내 삶의 의미가 없어졌을 때도 그 어린아이가 계속 꿈을 꾸게 했다. 그렇게 현실을 잠깐씩 벗어날 수 있는 어린아이 같은 유치함으로 나를 일으켰다. 어느 누구에게도 드러내지 않고 혼자서 말이다.


이제는..

당당하게 내 유치함을 드러낸다.

내 속에 있는 어린아이가 마음껏 놀게 한다.

크리스마스가 좋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아무렇지 않게 카톡 프로필에 올리고는 혼자 좋아한다.


누가 뭐라고 한들, 그들이 내 인생을 살아주는 것이 아님을 너무 늦게 안 것을 안타까워하면서! 말로 상처는 주지만 십원 한 푼 내 삶에 도움은 주지 않는다는 것을 왜 이제야 알았을까!


나는 크리스마스가 좋다.

예쁜이들이로 가득 장식된 트리가 정말 좋다고!

그리고..

언젠가는 유럽 크리스마켓 투어를 가고 말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