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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망 Feb 15. 2024

나는 오늘도 영어 동화책을 읽는다.

나의 인생 2막 버킷리스트- 영어원서 읽기 프로젝트

1년째 영어 원서를 읽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영어를 1도 모르지는 않았다. 보통 우리 나이에 아는 정도다. 영어 원서를 읽기 위해서는 문법도 단어도 공부해야 한다. 나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우리말과 간극이 없는 원서 읽기를 하고 싶었다. 내가 택한 방법은 영어 동화책이다.


나는 영어를 잘 못한다. 그래도 엄마표 영어로 두 아이를 키웠다. 내가 엄마표 영어로 택한 방법이 영어 동화책이다.

두 아이 다 우리말과 간극이 없는 영어를 하는 이유가 영어 동화책이다. 나도 영어 동화책으로 원서 읽기를 시작했다.

나이 들어 시작했다. 늦게 시작해도 우리말과 간극이 없는 영어를 할 수 있는지 호기심도 있다.


솔직히 영어 동화책을 택한 더 큰 이유가 있다. 돌아서면 백지로 리셋되는 문법과 단어 공부가 싫었다. 그렇잖아도 잘 기억을 못 한다. 나이 드니 더하다. 열심히 외웠는데 돌아서면 하얗다. 아무리 해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문법과 단어다. 내가 할 수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것 같다. 자괴감이 말을 할 수 없다.


영어동화책을 읽기로 했다. 처음에는 정말 한 페이지에 단어 하나 정도에서 시작했다. 조금씩 단어의 개수를 늘렸다. 영어동화책이라고 무조건 쉬운 것만은 아니다. 어떨 때는 몇 개 되지  않는 단어로 된 문장이 무슨 뜻인지 모를 때가 있다. 그림을 보면서 그냥 느낌으로 통과했다. 가끔은 모르는 단어도 있다. 역시 사전을 찾지 않고 그림으로 '느낌 알지!' 하며 넘어간다.


귀찮아서도 단어를 일일이 찾지 않는다. 더 큰 목적은 문장 안에서 단어의 의미를 유추하는 능력을 기르고 싶어서다.

단어의 의미를 우리말로 알고 있어서 오히려 무슨 말인지 모를 때가 많다. 우리말로 한정된 의미에 묶인 결과라는 것을 경험을 통해 배웠다. 그런 면에서 영어동화책은 정말 좋은 텍스트다. 전혀 모르는 단어도 그림을 보며 감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계속 반복하며 단어의 느낌을 완전히 잡을 수 있다.


  ARTHER 시리즈, MAGIC SCHOOLBUS 같은 책들은 나한테는 답답함이었다. 아이들에게 읽히면서 한 번씩 읽으려 시도했었다. 절대 한 페이지를 넘어가지 못했었다.

지금은 가볍게 읽는다. 왠지 뿌듯하다. 시원하게 읽어내려갈 수 있으니 복수혈전이라도 하는 기분이다.


요즘은 릭 리오르단의 RED  PYRAMID를 읽고 있다. 두께가 상당하다. 예전 같으면 엄두도 못 낼 책이다. 지금은 너무 재밌게 읽고 있다. 이야기가 워낙 재밌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틈만 나면 책을 보게 한다.


오늘도 나는 영어 동화책을 읽는다.  가끔은 도서관에서 20~30권 정도를 몰입해서 읽기도 한다. 영어 동화책을 통해 영어의 느낌을 키우기 위해서다. 짧은  문장을 많이 저장하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결국 짧은 문장이 모여 긴 문장을 만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문장의 의미를 파악하는 영어적 사고를 기르기에도 가장 좋은 방법이다.


예전에 영어동화책을 번역하시는 분의 인터뷰를 봤다. 번역하기 가장 어려운 것이 영어 동화책이라고 했다. 영어 동화책을 읽으며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다. 영어로는 짧은 문장이다. 적절한  우리말로 옮기는 일이 난감할 때가 많음을 느낀다. 그냥 느낌으로 아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반복된다.

어느 순간엔가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따라가게 되는 경험을 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을 키울 때는 영어 동화책  구하기가 어려웠다. 지금은 도서관마다 영어동화책이 있다. 조금 부지런만 떨면 돈 안 들이고 영어 공부를 할 수 있다. 그것도 영어 본래의 느낌을 그대로 배울 수 있다. 나에게는 엄청난 축복이다.

이 나이에 영어 원서 읽기 하겠다고 그 많은 영어 동화책을 살 수는 없는 일이다.


영어공부 하겠다고 영어 동화책을 본다. 가끔은 너무 예쁜 그림에 행복해지기도 한다. 예쁜 동화책으로 힐링을 한다. 영어도 공부하고, 마음도 맑아진다. 내가 영어 동화책을 좋아하는 이유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영어 동화책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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