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이제 주제일기 그만 쓸란다.
나 아프고 힘들었던
옛날이야기 그만하고 싶다.
한 번쯤은 하고 싶었던 이야기
다 했는데..
자꾸 아픈 기억을 헤집는
것 같아 그만하고 싶다.'
엄마의 말씀이었다.
처음 상처를 어루만지는
시간을 지나며, 엄마는
심정적인 치유를 하신 듯했다.
주제 일기를 쓰며 아픈
상처를 흘려보낸 엄마에게
주제 일기의 질문들은
계속 어린 시절의 아픔을
떠올리게 했던 것 같다.
어린 시절의 상처에 모든
문제의 근원을 두는
심리학에도 문제가 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아마도 엄마에게도 그런
상황이 온 것이 아닐까 싶었다.
엄마가 원하지 않는 일을
더 이상 할 이유는 없었다.
엄마가 계속 글을 쓸 동기만
드릴 수 있으면 되는 일이었다.
엄마가 계속 글을 쓸 동기를
만드는 일이 과제가 되었다.
엄마의 블로그를 만든 이유는
엄마가 글로 소통을 하게
하려는 의도였다.
소통을 하다 보면 주제 일기를
떠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게 될 것을 기대했었다.
그런 과정들을 통해서
엄마가 계속 글을 쓸 동기를
얻게 될 것이라 기대했는데..
엄마가 그런 시스템에
익숙하지 못하다는 것을
간과한 나의 실수로,
엄마는 블로그에서도
전혀 글을 쓸 동기를 얻지
못하고 있었다.
단지 당신의 글을 매체를
통해 볼 수 있다는
뿌듯함뿐이었다.
그 동기로 글을 계속
쓰실 수 있을지..